생산지탐방 | Posted by 한살림사람들 2013.12.04 17:59

생산지 탐방_ 귀하디귀한 한살림 잡곡

귀하디귀한 한살림 잡곡

 

글 김미성 조합원

 

 

 

“나는 생각합니다. 이 밥이 내게 오기까지 수고해 주신 모든 분들의 땀과 정성을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한 톨의 밥알이라도 소중히 여깁니다. 나 또한 누군가의 밥을 만드는데 땀과 정성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마음에 새깁니다.”

 

평소 도정된 알곡만 보다가 잡곡들이 실제로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겠다는 기대에 즐거움이 배가 된 산지 탐방 길. 한살림 생산지 ‘괴산잡곡’에 도착하여 접한 글귀에서 생산자의 운영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주로 잡곡 농사를 짓고 있는 한살림 칠성유기농공동체는 2000년 2월에 ‘괴산잡곡작목회’를 설립했는데 현재 81개 가구가 작목회 회원으로 속해있다고 한다. 주로 벼, 보리 등 잡곡과 감자, 옥수수, 브로콜리를 재배한다. 가공시설인 ‘괴산잡곡’은 한살림과 두레생협, 민우회생협, 주변 학교에 잡곡을 공급하고 있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가공시설을 둘러보았다.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의 생산자로부터 수매한 잡곡은 유기, 무농약, 일반재배로 분류하여 저온창고에 보관하고 도정 및 가공, 포장, 공급 시설을 정교하고 위생적으로(한 번 도정 후 기계 청소) 관리하고 있었다.

콩 같은 알곡 곡식들은 바람벨트를 이용해서 돌을 골라낸 후 크기와 색깔별로 분류하고, 마지막에 직원들이 벨트를 통해 나오는 콩 등을 최종적으로 일일이 수작업을 통해 선별하는데 최대 8번까지 반복한다고 했다. 우리가 먹는 곡식이 이렇게 철저히 관리되어 매장에 나오는 것을 생각하니 한살림 물품들에 대한 큰 신뢰감이 생겼다.

붉은 수수, 율무, 조, 옥수수 등 한살림 잡곡이 생산되는 밭은 첩첩산중에 넓게 펼쳐져 있었다. 종자는 자가 채종을 하고 있지만, 수매 시 좋은 것을 종자용으로 빼두었다가 생산자에게 바꿔주어 튼튼한 곡식 수확을 위해 애쓰고 있었고, 새로운 품목은 채종포에 일단 심어본 후 씨를 거둔다고 했다. 대부분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어 병충해약은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아 일 년 내내 열심히 일해도 수확량이 요동친다는 고민을 들으니 그 어려움이 느껴졌다. 더구나 새떼들에 의한 피해도 계속되고 고온현상으로 율무에는 쭉정이가 많이 생기고, 들깨는 꽃대가 이제야 올라와 생산량이 걱정이라 했다.

 

평생 농부로 살아오신 생산자분들의 평균 연령은 70세라고 한다. 잡곡 농사가 기계화가 덜 되어 수작업이 많은 만큼 까다롭고 힘이 더 들지만, 수입이 너무 적으니 잡곡 농사를 짓겠다고 나서는 이가 없어 다음 세대 양성이 어렵다고…. 우리의 잡곡 농업이 얼마나 힘들게 유지되고 있는지 뼈저리게 느껴졌다. 자급률이 낮은 잡곡 농사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어 갈 대책은 없을까? 깊은 고민을 안고 돌아오는 생산지 탐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