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에서 꿈꾸는 사람들과 함께

 

글 조은애 조합원(양주고읍 마을지기)

 

 

 

“딩동~!” 마을모임과 소모임이 있는 매월 둘째, 넷째 목요일이 되면 초인종 소리와 함께 나의 마음도 설레임으로 바빠진다. 마치 신혼 시절 하루 종일 기다리던 신랑이 퇴근하고 온 것처럼 말이다.
환경공학을 전공했던 만큼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탓에, 아이에게 아무거나 먹이고 입히고 씻길 수 없어서 믿을만한 곳을 찾던 중 알게 된 한살림. 불과 2년 전만 해도 나에게 한살림은 자주 이용하는 마트 같은 곳이었다. 자부심을 갖고 주변에 한살림을 소개하는 열심 조합원이 되었으나, 마을모임에 참여하기까지는 8년 정도 걸렸다. 게다가 주변머리 없는 내가 마을지기를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처음 마을 모임에 나가 자기소개를 하던 날, 내 목소리보다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아 괜히 혼자 얼굴이 화끈거렸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모두를 따뜻하게 맞아주었고, 마치 수십 년 간 알고 지낸 언니 동생처럼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어느새 마을 모임 하는 날은 달력에 꼭 표시해 두는 중요한 날이 되었다. 고민거리나 육아 정보 등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나에게도 가족 이외에 애정과 관심을 주고받을 존재가 필요했던 것이다. 혼자서는 웃을 일도 적고 심각한 일도 많지만, 모임 때마다 눈물 나게 웃고 떠들다 보니 마음도 젊어지는 것 같았다.
다른 마을모임은 참석해 본 적이 없어 모르지만, 우리 마을 모임은 시끌벅적하고 항상 시간이 모자라 아쉬워하며 다음을 기약하게 된다. 때론 지방방송 때문에 목소리가 커지기도 하지만…. 신입회원들도 한번 오면 열심히 나오겠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즐거운 모임이 되었다.
몇 달 전, 우리는 마을모임에서는 시간을 따로 내어 할 수 없었던 공통의 관심사를 좀 더 심도 있게 공부하기 위해 소모임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한살림을 깊이 이해하다 보면 결국 환경문제를 공부할 수밖에 없음을 모두 인식하고 있었다. 어찌 보면 동네 아낙들이 다루기엔 거창한 주제일 수 있다. 그래서 매월 주제를 고를 때 고민도 되고 어느 정도 깊이로 공부해야 할지 매번 갈등하지만, 조합원들의 열의와 환경문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알게 될 때마다 희망이 꿈틀거림을 느낀다.
‘양주 꿈트리 소모임’에서는 먼저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서로 나누며 새로운 다짐을 하는 계기를 만들어 보고 있다.구름으로 빵을 구워먹는 동화 같은 이상주의적인 모임에 관심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하며 고민도 많이 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양주 조합원들의 애정과 열정은 나를 부끄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질문도 많이 하고 함께 얘기해보고 싶은 주제를 서슴없이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이제 우리는 스스로를 ‘조용한 환경 운동가’라고 웃으며 말한다.
2013년을 돌아보며 내가 가장 행복했던 일은 마을모임에서는 벗을, 소모임에서는 동지를 얻었다는 점이다. 용기를 내어 참석했던 첫날의 대가라고 하기엔 너무 큰 선물이다. 출산과 육아로 처참히 진화되어야만 했던 내 가슴 속의 숨은 열정이 이 두 모임으로 작은 불씨를 얻어 서서히, 그러나 활활 타오르고 있다. 사랑하는 양주 조합원들과 함께할 2014년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