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에 담긴 것은 정직한 재료와 사랑, 그리고 정성

 

글 성시형 홍보위원

 

 

안산에 도착하니 온 세상이 하얗다. 초행길인데 잘 찾아갈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때마침 마중 나오신 ‘사랑과 정성’의 김현철 대표를 만났다. 큰 눈 때문에 교통편이 마땅치 않을 거라며 역까지 와주신 것이다. 바람은 칼바람이었지만 뜻밖의 마중에 마음이 푸근했다. ‘사랑과 정성’으로 가는 길은 이렇게 배려로 시작되었다.

입지(立地)의 나이에 식품업계에 뜻을 두다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살던 김현철 대표는 30대 중반에 식품업계에 관심을 두고 삶의 방향을 전환했다. 신선한 샐러드를 주문 배송하고 우리밀빵을 생산하며 시작한 사업은 점차 다양한 개발이 가능한 소스의 세계로 확장되었다. 사업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으나 시중 거래처들과의 수직적인 관계에 조금씩 지쳐갈 무렵 한살림을 만났다. 밥상도 살리고 농업도 살리는 일에 일생을 바쳐 한살림을 만들고 그 정신을 지켜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경외심을 느꼈다고 한다.  
또한, 상하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조합원과 생산자가 더불어 만들어가는 한살림의 구조에 다시 한 번 놀랐다고 한다. 결국, 그는 2009년 친환경 제품만을 취급하는 회사로 두 번째 전환을 시도했다. 
 
강직한 한살림을 닮은 깐깐하고 엄격한 경영


‘사랑과 정성’은 한살림 조합원들 사이에서 칭찬이 자자한 돈가스소스를 비롯해 발효드레싱, 간장드레싱, 땅콩크림, 메밀국수소스, 마요네즈 등을 공급한다. 김 대표는 여러 생협에 물품을 공급하지만, 첨가물을 넣지 않고 재료의 수수한 맛을 추구하는 한살림의 조건이 가장 까다롭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도전 정신이 생기고, 물품을 완성했을 때 느끼는 희열도 가장 크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한살림을 생각하면 생협의 강직한 맏형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했다.

마침 공장에서는 샐러드 채소 본연의 맛과 식감을 잘 살려주는 발효드레싱을 생산하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 생산설비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대기업 반도체 회사에서 하듯 위생복과 모자, 신발을 신고 에어샤워를 하고 몇 단계를 거쳐야 했다.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창고의 내부는 어느 곳이나 종류별로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고 물품마다 라벨이 정확히 기재되어 있었다. 구석구석까지 깨끗한 공장은 믿음이 갔다. 김 대표는 재료 선별에 있어서는 깐깐함을, 청결과 직원들의 근무에 있어서는 엄격함을 강조했다. 경력직으로 입사한 호텔 주방 쉐프 출신인 강명훈 대리는, 위생과 관리 측면은 대형 호텔보다 더 우수하고 친환경을 추구하는 마인드까지 있어 김 대표로부터 노력하는 관리자의 모습을 배운다고 했다.

 

끊임없는 개발과 도전, 그리고 소통


 

 

‘사랑과 정성’이 생산하는 물품은 한국적 입맛에 맞추고 음식의 편안함 섭식에 무게를 두어 개발한 물품들이다. 김 대표가 나름의 독창성과 아울러 순수성을 바탕으로 노력한 결과이다.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받기 위해 대학교 연구실을 찾아다니는 그는 노력형 인간이다. 재료에 대한 지식과 물품 개발에 대한 열정이 만나면 새로운 물품 개발이 시작된다. 그 과정이 길고 지루할 때도 있지만, 한 발짝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한다. 그의 상기된 얼굴을 보니 조만간 어떤 물품을 선보일지 기대가 되었다. 그는 조합원과의 소통도 물품 개발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조합원의 요청이 있거나 모여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자신이 개발한 소스에 대해 설명하고, 시식하고, 조합원의 의견을 열심히 듣는다. 그는 생협의 물품은 생산자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과 함께 만들어 간다고 생각한다. 그가 유리병에 담는 것은 단순한 돈까스소스가 아니라 바로 물품과 조합원에 대한 ‘사랑과 정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