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의 첫 만남은 놀이처럼 재미있게!

 

글 홍유진 홍보위원

 

 

우리 집 아이들과 박물관 체험 학습을 열심히 다니며 공부하다 보니, 이젠 주말 역사 체험 강사로 활동하게 되었다. 얼마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수업을 하고 있을 때였다. 한 무리의 아이들이 외국인과 영어로 역사 공부를 하고 있었다. 외국인 강사는 고구려 고분벽화와 토기들을 영어로 설명하고 있었다. 물론 그 외국인 강사가 한국사에 능통한 분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나라 역사까지 외국어로 배우고 있는 아이들을 보자니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져 왔다.

요즘은 국가정책 때문인지,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역사 공부를 시작하는 아이들이 많다. 너무 어린 나이부터 역사를 공부로 접하기보다는, 역사 관련 동화책을 읽거나 재미있는 활동을 통해 역사를 접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처음 역사와 만나는 아이들이 즐겁게 익히고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①박물관에서 하는 ‘유물 찾기 탐정 놀이’와 ‘수학 놀이’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국립민속박물관에 있는 어린이박물관에서 마음껏 유물체험을 한 후, 진짜 유물이 전시된 박물관에서 ‘유물 찾기 탐정 놀이’를 해본다. 어린이박물관에서 체험해 본 유물을 찾아보거나 박물관 안내지에 나온 사진 속 유물을 먼저 찾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아이들이 찾은 유물에 관해 간략한 설명을 해 주는 것도 잊으면 안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은 박물관에서 뛰거나 전시물에 손을 대면 실점할 수 있다는 규칙을 정해 주는 것이다.

박물관에서 수학 놀이를 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유물을 통해서 길이, 높이, 넓이, 부피, 무게를 알려주는 것이다. 어른에게는 쉬운 개념이지만 막상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자면, 청자와 백자의 부피를 비교하면서 물을 담으면 어떤 것이 더 많이 들어갈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다. 또, 불상의 키를 잴 때 부처가 앉아 있는 용좌와 부처의 육계(머리에 볼록 튀어나온 부분)까지 포함할지 등의 기준점을 정하는 수학 개념을 유물을 통해 알아보는 것이다.

 

 

②역사 노래 만들어보기

노래를 통해서 역사를 배워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비야~’ 노래에 맞춰 “뗀석기, 구석기, 간석기, 신석기, 청동기는 지배자 등장, 철기는 강력해” 이런 식으로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쳐 주면 무척 좋아한다.

 

③체험과 독서로 이해력 쑥쑥

박물관에서 주말이나 방학 동안 실시하는 무료 체험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다. 물론 선착순 또는 추첨제라 번거롭기는 하지만, 아이들은 이런 체험 활동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역사 관련 지식을 습득해간다. 박물관을 다녀온 후 가장 중요한 것은 관련 책을 읽어보는 것이다. 책에 나온 유물 사진을 보면서 “이 백제 금동대향로는 중앙박물관에서 봤지?”라며 아이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다. 체험을 다녀온 후 느낌을 한두 줄 정도만이라도 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처음 역사를 접하는 아이들에게는 이렇듯 역사를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으로 맛보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에 재미가 들린 아이들은 스스로 역사 관련 책을 찾아 읽고, 박물관을 놀이터 가듯 즐거워한다.

시험치고 나면 까맣게 잊는 입시용 역사교육은 그만~

 

글 성시형 홍보위원

 

 

아이들에게 클레오파트라에 대해 물었다. 이집트의 여왕으로 로마제국에 당당히 맞섰던 호걸이며,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어도 세계 역사가 변했을 것이라고 한 파스칼의 말도 알고 있었다. 이번에는 박혁거세를 물었다. 알에서 태어난 신라의 시조라고 까마득한 옛날이야기 정도로 답했다. 클레오파트라는 역사적 인물로 확실히 인식하는 반면 박혁거세는 신화 속의 등장인물에 불과했다. 이 두 사람은 BC 69년에 태어난 동갑내기이다. 이것은 우리의 역사 인식의 단면을 보여준다. 한국사는 아이들에게 믿기 어려운 신화이거나 그저 암기해야 하는 먼 과거의 몇몇 사건일 뿐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조실록>은 우리의 자랑스럽고 귀중한 기록유산이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정치, 사회, 문화, 군사, 풍속, 지리 등 당대의 방대한 자료가 담겨있다. 중국, 일본, 베트남 등의 실록을 제치고 <조선왕조실록>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까닭은 무엇일까? 바로 편집의 독립성과 기록에 대한 비밀보장 때문이다. 중국의 실록은 황제가 직접 열람을 마친 후 편찬하였고, 일본은 실록을 객관적으로 기록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었다. 반면 <조선왕조실록>은 독립성이 보장된 사관들의 기록을 바탕으로 실록청에서 임금이 죽은 뒤 편찬하였으며, 후대에도 국가의 제례나 사신 접대 등 주요 행사에 대한 전례를 참고하기 위해 사관이 일부 내용을 확인하는 것 외엔 누구도 열람할 수 없었다고 한다.

얼마 전 국정원은 정치권에서 남북정상회담 당시 있었던 북방한계선(NLL)에 대한 시비가 일자 대화록이라 주장하며 회의 내용을 가볍게 공개했다. 전임 대통령이 퇴임한 지 얼마 안 되어 보호되어야 할 민감한 기록이 공개되는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이 있는데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니 앞으로 어떤 용기 있는 자가 꼼꼼하게 기록하겠는가? <조선왕조실록>의 위대한 의의에 대해 제대로 알았더라면 이런 어리석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역사를 제대로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역사는 먼 과거에 있었던 한낱 에피소드가 아니며, 역사를 모르고 역사의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오히려 퇴보하기 마련이다.

200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은 중․고등학교에서 7년 동안 매주 1시간씩 미국사를 배운다. 미국사 학점 없이는 대학진학도 불가능하다. 반면 5천 년 역사를 가진 우리는 어떠한가? 중학교에서는 집중이수제 아래 사회과목에서 세계지리, 한국지리, 세계사, 한국사를 1년 동안 다 배운다. 고등학교에선 1년 정도 배우고, 2․3학년 때는 배우지 않는다.

짧은 시간에 많은 내용을 가르치려니 당연히 암기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 역사적 사건이나 문화유적의 의미에 대해 직접 조사하고 분석하고 토론하는, 입시용 교육이 아닌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키우는 역사 교육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더 나아가 현재의 사건에 비판능력을 향상시키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그런 교육 말이다. 아이들이 역사를 배우고 가슴에 넓은 시야를 담을 수 있길 바란다.

 

생산지탐방 | Posted by 한살림사람들 2013.12.04 17:59

생산지 탐방_ 귀하디귀한 한살림 잡곡

귀하디귀한 한살림 잡곡

 

글 김미성 조합원

 

 

 

“나는 생각합니다. 이 밥이 내게 오기까지 수고해 주신 모든 분들의 땀과 정성을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한 톨의 밥알이라도 소중히 여깁니다. 나 또한 누군가의 밥을 만드는데 땀과 정성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마음에 새깁니다.”

 

평소 도정된 알곡만 보다가 잡곡들이 실제로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겠다는 기대에 즐거움이 배가 된 산지 탐방 길. 한살림 생산지 ‘괴산잡곡’에 도착하여 접한 글귀에서 생산자의 운영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주로 잡곡 농사를 짓고 있는 한살림 칠성유기농공동체는 2000년 2월에 ‘괴산잡곡작목회’를 설립했는데 현재 81개 가구가 작목회 회원으로 속해있다고 한다. 주로 벼, 보리 등 잡곡과 감자, 옥수수, 브로콜리를 재배한다. 가공시설인 ‘괴산잡곡’은 한살림과 두레생협, 민우회생협, 주변 학교에 잡곡을 공급하고 있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가공시설을 둘러보았다.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의 생산자로부터 수매한 잡곡은 유기, 무농약, 일반재배로 분류하여 저온창고에 보관하고 도정 및 가공, 포장, 공급 시설을 정교하고 위생적으로(한 번 도정 후 기계 청소) 관리하고 있었다.

콩 같은 알곡 곡식들은 바람벨트를 이용해서 돌을 골라낸 후 크기와 색깔별로 분류하고, 마지막에 직원들이 벨트를 통해 나오는 콩 등을 최종적으로 일일이 수작업을 통해 선별하는데 최대 8번까지 반복한다고 했다. 우리가 먹는 곡식이 이렇게 철저히 관리되어 매장에 나오는 것을 생각하니 한살림 물품들에 대한 큰 신뢰감이 생겼다.

붉은 수수, 율무, 조, 옥수수 등 한살림 잡곡이 생산되는 밭은 첩첩산중에 넓게 펼쳐져 있었다. 종자는 자가 채종을 하고 있지만, 수매 시 좋은 것을 종자용으로 빼두었다가 생산자에게 바꿔주어 튼튼한 곡식 수확을 위해 애쓰고 있었고, 새로운 품목은 채종포에 일단 심어본 후 씨를 거둔다고 했다. 대부분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어 병충해약은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아 일 년 내내 열심히 일해도 수확량이 요동친다는 고민을 들으니 그 어려움이 느껴졌다. 더구나 새떼들에 의한 피해도 계속되고 고온현상으로 율무에는 쭉정이가 많이 생기고, 들깨는 꽃대가 이제야 올라와 생산량이 걱정이라 했다.

 

평생 농부로 살아오신 생산자분들의 평균 연령은 70세라고 한다. 잡곡 농사가 기계화가 덜 되어 수작업이 많은 만큼 까다롭고 힘이 더 들지만, 수입이 너무 적으니 잡곡 농사를 짓겠다고 나서는 이가 없어 다음 세대 양성이 어렵다고…. 우리의 잡곡 농업이 얼마나 힘들게 유지되고 있는지 뼈저리게 느껴졌다. 자급률이 낮은 잡곡 농사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어 갈 대책은 없을까? 깊은 고민을 안고 돌아오는 생산지 탐방이었다.

 

나와줘서 고맙구나, 손질꽃게! 

 

글 노정화 조합원

 

우리 집에는 꽃게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어른 한 명과 두 아이가 있습니다.

남편은 해물을 정말 좋아하고, 아이들은 다른 해물들보다 꽃게가 1순위입니다. 그런데 한살림 주문 날이 되면 아빠는 꽃게를 주문하지 마라, 아이들은 당장 주문해라 티격태격 싸움이 나곤 합니다. 아빠는 꽃게 발라주기 담당이라 꽃게 반찬이 나온 날이면 아이들 발라주다 기가 다 빠진다고 주문을 막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런 아빠를 제치고라도 매주 주문하고 싶은 게 바로 ‘손질꽃게’입니다. 요리하기 편하고 애들 좋아하니 이보다 더 좋은 식재료가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살은 어찌나 탱글탱글 꽉 차 있는지… 일반 얼린꽃게는 녹기를 기다렸다가 손질해서 요리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얼어 있던 살들이 빠지기도 하는데, 손질꽃게는 냉동실에서 바로 꺼내 샤워 한 번 시켜서 육수에 퐁당 넣으니 편한 건 둘째 치고 살이 빠지지 않아 좋았습니다. 처음 주문해서 먹을 때는 “와~! 이거 괜찮다~. 정말 좋네~!” 소리를 몇 번이나 반복하며 먹었는지 몰라요.

저는 개인적으로 얼큰한 꽃게탕으로 요리해서 먹는 걸 좋아하는데, 아이들이 아직 어린 터라 언제부턴가는 꽃게 된장국을 끓이고 있어요. 된장 팍 풀어서 두부랑 감자를 큼직큼직 썰어 넣고, 꽃게도 넣고 푹~ 끓여 꽃게는 건져서 애들 살 발라 주고, 국물에 푹 담긴 두부와 감자는 숟가락으로 뚝뚝 떠먹어요. 참~! 고춧가루를 넣지 않는 대신 느끼함을 없애기 위해 마지막에 청양고추 두어 개 송송 썰어 넣어주면 살짝 칼칼해서 어른 먹기에도 좋고, 애들도 그다지 맵지 않은 된장국이 돼요. 된장국에는 역시 청양고추가 들어가야 제맛이 나더라고요.^^

쌀쌀한 날씨에 칼칼한 꽃게 된장국, 소주 한 잔 곁들여서 저녁 식탁에 올려보세요. 얼어 있는 몸과 마음을 뜨끈하게 녹여준답니다. 참! 어린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어른이 매우 귀찮을 수 있다는 점 주의하세요~^^.

 

 

밤과 찰떡궁합, 달콤한 단호박죽

 

글 박윤경 조합원

 

풍성한 계절 가을이 왔다. 들에는 누렇게 익어가는 벼, 나무에는 저마다 얼굴을 내민 밤과 감, 대추가 있고 밭 자락엔 콩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가을이 되니 어릴 적 친정 엄마가 만들어 주시던 호박죽이 생각난다. 어렸을 때 학교 갔다 돌아오면 호박죽 냄새가 집안 가득 퍼져있었다. 친정 엄마의 호박죽엔 늘 밤이 들어가 있었다.

우리 딸도 나처럼 호박죽을 좋아한다. 호박죽 만든다고 말하면 우리 딸은 “내 사랑 호박죽! 새알심도 넣을 거죠?” 하며 사랑스런 미소를 짓는다. 그 맛에 나는 예쁜 딸을 생각하며 호박죽을 자주 만든다.

딸아이도 단호박으로 만드는 다양한 요리를 줄줄 꿰고 있다. 첫 번째는 당연 단호박죽, 그다음은 단호박찜, 단호박 부침, 단호박 샐러드, 단호박떡, 단호박 빵…. 단호박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정말 많다. 단호박을 쪄서 으깬 다음 우유와 함께 갈아 만드는 단호박 주스도 우리 딸이 좋아하는 간식이다.

단호박에는 비타민, 미네랄, 철분 등이 들어 있어 성장기 어린이 간식으로 좋다고 한다. 단호박죽에 밤을 넣으면 더욱 맛이 좋아지고 달콤해진다. 단호박죽 한 숟가락~ 달콤함 한 숟가락~. 자, 이제 밤이 들어간 단호박죽을 만들어보자.

 

_________________

따라 해 보세요!

 

<재료>

단호박 1통, 밤 10개, 물 2컵, 찹쌀 1/2컵, 설탕 5큰술, 소금 1/4작은술

새알심(찹쌀가루 1컵, 물 적당량)

 

<요리법>

1. 단호박은 잘라서 속을 파내고 껍질을 벗긴다.

2. 밤은 껍질을 까서 반씩 잘라 놓는다.

3. 찹쌀을 불려 믹서기에 간다.

4. 찹쌀가루 1컵에 뜨거운 물을 부어 반죽하여 동그랗게 새알심을 만든다(새알심은 뜨거운 물에 미리 데친 후 호박죽에 넣는다).

5. 단호박에 물 2컵을 넣고 익을 정도로 삶는다.

6. 익은 단호박을 주걱으로 으깬다(많이 튀니까 불을 끈 후에 으깬다).

7. 밤을 넣고 5분 끓이다가 3의 찹쌀 간 것을 넣고 5분 더 끓인다.

8. 설탕, 소금을 넣고 주걱으로 저어가며 잠시만 끓인다.

9. 익힌 새알심을 넣고 뚜껑을 덮고 20분간 뜸을 들인다.

잠시만요, 우리 조합원님들~

 둔촌매장에서 잠깐 쉬어가실게요

 

글 주은진 홍보위원

 

뜨거운 햇살이 내리꽂던 지난 7월 30일, 강동구 둔촌동에 한살림의 57번째 매장이 문을 열었다. 개장식 날은 새 매장을 열기 위해 정성을 쏟았던 실무자와 활동가들이 일사불란하게 손님을 맞이하며 먹을거리를 나누고, 강원도 횡성 공근공동체의 생산자분들도 축하를 해주러 먼 길을 오시는 등 그야말로 왁자지껄한 잔칫집 같았다. 그로부터 한 달 반이 흐른 9월, 둔촌매장을 다시 찾았다.

추석을 앞두고 가을비가 내리던 날, 둔촌매장에 슬며시 들어서니 정혜경 팀장과 다섯 명의 활동가들이 부지런히 명절 물품을 확인하고, 능숙하게 조합원들을 응대하고 있었다. 그 모습들이 참 차분하고 여유로워 보였다.

명일매장 팀장과 매장지원 활동팀을 두루 거치며 매장 활동에 한 획을 긋고 있는 정혜경 팀장. 요즘 매장 분위기가 어떤지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금세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안정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답니다. 새로 생긴 가게가 궁금해서 매장에 들렀다가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다음엔 친구의 손을 잡고 함께 오셔서 이것저것 권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요. 마음 한 편이 뿌듯하지요.”

개장하고 한 달을 조금 넘겼을 뿐인데, 둔촌매장에서 회원 가입을 한 조합원 수가 200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동네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모양이다.

둔촌매장은 경험이 풍부한 활동가들로 꾸려져서 응대도 자연스럽고 각자의 업무 파악도 빠르다고 한다. 각자 4년간 다른 업무를 하다 순환한 노련한 활동가들로 구성되어 매장 준비모임부터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고,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얘기하면서 마음을 맞춰왔다. 매장 한쪽 비좁은 휴게 공간이지만 서로 부대끼며 즐겁게 간식을 나누는 활동가들의 모습을 보니, 둔촌매장은 정 팀장의 바람대로 비록 몸은 고되더라도 마음 다치는 일 없이 활동하는 즐거운 일터로 잘 자리 잡고 있는 듯했다.

 

앞으로의 매장 운영 계획을 묻자 정 팀장은 “유모차를 끌거나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찾아오는 젊은 조합원들에게도, 먼 거리도 마다치 않고 찾아오시는 5~60대의 조합원들에게도, 눈치 보지 않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편한 공간으로 둔촌매장을 내어드리고 싶다”며 소박한 계획을 풀어놓았다.

매장 안을 둘러보니 그 간 활동가들의 손길이 매장의 구석구석에 닿아 쓸모 있고 아름답게 가꿔져 있었다. 재기발랄하고 유쾌하며 부지런한 정혜경 팀장, 꼼꼼하며 에너지와 호기심이 넘치는 김경자 활동가, 잰걸음으로 매장을 누비며 즐겁게 일하는 김성 활동가, 차분하게 매장의 중심을 지켜주는 김정화 활동가, 야무진 일 처리와 따스한 말투가 돋보이는 오호영 활동가, 엉뚱 발랄 털털하며 손이 빠른 한춘식 활동가. 개성 가득한 여섯 활동가들이 함께 채워가는 둔촌매장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한살림의 설탕 취급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작합니다

 

 

9월 30일부터 10월 12일까지 한살림서울을 비롯한 8개 지역 한살림에서 설탕 취급에 대한 조합원 의식조사를 진행합니다. 한살림은 가까운 먹을거리의 이용을 권장하는 취지에서 명태류를 제외한 수입물품을 단일 품목으로 취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설탕은 국내산이 아니지만 이미 일상생활에서 생필품처럼 사용되고 있어 조합원들의 취급 요청이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이에 따라 조합원의 의견을 취합하기 위해 2주간 조사를 실시하며, 설문대상 조합원은 임의로 표본 추출됩니다. 조사 결과는 향후 한살림의 설탕 취급 여부에 대한 판단의 참고 자료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한살림농사사전 | Posted by 한살림사람들 2013.12.04 17:12

한살림 농사사전_ 한살림 건고추 이야기

살림 건고추 이야기

 

글 기충연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조직지원부서장

 

한살림 건고추는 어떻게 말릴까? 그리고 어떤 고추가 좋은 고추일까?

보통 고추를 말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양건(陽乾, 태양초)’과 ‘화건(火乾, 건조기에 말리는 것)’이 그것이다. 7월부터 수확을 하는 고추는 3~4일간 햇볕에 늘어놓아야 완전히 건조되는데, 장마철이 겹치면 햇볕에 말리려다 상하기가 쉽다. 시골에서는 비가 오면 한여름에도 군불을 지펴 아랫목에다 고추를 말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것도 조금씩 자가소비를 할 때 얘기지, 출하를 목적으로 대규모 재배를 할 경우에는 기계 건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살림의 건조방식도 대부분 기계식인 ‘화건’이다. 시중의 건고추 시세도 양건이 화건 보다 2~30% 더 비싸게 형성된다. 양건과 화건의 꼭지가 황색이면 양건, 녹색이면 화건으로 구분한다. 그런데 이런 것도 변칙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속이는 경우가 있으니, 화건과 양건을 병행하여 마치 태양초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다. 그 외에 전기장판을 응용한 방식도 있다.

고추는 대게 4~5회까지 수확을 하는데, 1~2회에 수확한 것이 크기도 크고 색깔이 좋다. 그 이후로 수확한 것은 착과 된 뒤 짧은 시간에 익기 때문이다. 또한, 고추는 완전히 빨간색을 띠는 것을 수확해야 색상이 좋아지는데 분홍색이나 녹색 고추를 따서 말리면 검붉은 색이 되어 품질이 떨어진다. ‘희아리’는 껍질이 병충해로 인해 손상된 상태에서 말린 것으로 백황색을 띄는 것은 좋지 않다. 건조 상태는 수분함량이 18% 이하로 떨어져야 좋은데, 가정에서는 수분측정기가 없으므로, 손으로 잡았을 때 손에 달라붙는 느낌이 없으면 적정하게 마른 것이다. 이때 너무 바싹 마른 것은 쉽게 부서지기도 하고, 그만큼 생산자는 무게를 더 담아야 하므로 여러모로 손해를 보게 된다. 한살림의 출하기준은 ‘무농약재배 이상’, ‘수분 18% 이하’, ‘완숙과 수확’, ‘물 세척 후 55℃ 이하에서 서서히 건조’로 되어 있다. 온도를 55℃ 이하로 말리는 이유는 고추씨가 발아될 수 있는 상태로 생명력이 담긴 물품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생산자 스스로 정한 규정이다. 그 이상 온도로 말리면 고추씨가 발아되지 않는다.

예술인 부부가 빚어낸 생명을 담은 名器(명기)

 

글 이미경 홍보위원

 

흙을 딛고 일어선 것들이 풍성하게 다가서는 계절, 한 줌 흙 자체의 절정을 재창조하는 청강도예의 정화석․ 곽예정 생산자를 찾아 여주로 떠났다. 여주에는 도예 등록업체만 해도 700여 곳이 있는 도자기의 본고장이다. 강원도 문막 태생으로 원래 화가였던 정화석 생산자가 이곳에 둥지를 튼 사연 역시 치열하고 뜨겁지 않을까.

 

국전에서 특선과 입선 모두 그림으로 인정받았으니 평소 신념대로 ‘그림만이 최고’라고 여길만했다. 무위당 장일순 선생을 처음 만난 ‘원주청년작가전’에서 작품마다 신랄한 촌평을 쏟아내던 장일순 선생은 유독 그의 그림 앞에서만 아무 말 없이 지나갔었다고 한다. 다음날 약속도 없이 무작정 찾아가 이유를 물으니 ‘부처도 자네 작품의 수고와 깊이는 모르겠는걸…’ 이라 답했다고 한다. 이날의 인연으로 지금껏 장일순 선생을 부모와 스승으로 모시고, 선생의 초창기 호(號)인 ‘청강’을 따서 청강도예라 이름 지었다.

그의 그림은 ‘수행도’에 가깝다. 흑비단에 그린 금불탱화를 보는 듯하다. 그림의 배경을 검은색 볼펜으로 일일이 캠퍼스에 그어 칠하여 나머지 옅은 색 여백을 한 폭의 그림으로 드러낸다. 그의 표현대로 ‘그린다기보다는 노동’의 결실이다. 그러나 그 탁월함도 신념의 증거일 뿐 경제적 안정까지는 해결해 주지 못했다. 후배의 소개로 이천에서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이 도예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어떤 것도 최고라고 단정적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깨달음도 얻었다고 한다.

그의 솜씨는 날로 일취월장하여 청강도예를 설립한 초창기에 참여한 도자기 엑스포 행사에서 판매 1위를 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고 한다. 자신감을 얻은 정화석 생산자는 IMF 이후 본격적으로 생활자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흙과 물과 불이 만나 결국 흙의 물성(物性)을 잘 드러내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다.

흙을 반죽해 돌을 고르거나 이기는 토련기 작업을 5~6단계 거치고, 물레 혹은 프레스로 형태를 잡아 다시 다듬는 수작업을 거쳐 건조․ 물닦이․ 초벌굽기․ 유약 바르기․ 재벌굽기 등의 과정을 하며 보름 정도 지나면 하나의 그릇이 완성된다. 청강도예는 장작 가마 대신 가스 가마를 이용하는데, 각각 다른 특성이 있을 뿐 질적 차이는 없다고 했다.

한살림에 공급하고 있는 ‘담음’ 브랜드 그릇의 디자인은 대부분 부인인 곽예정 생산자가 맡는다. 원주지역의 연극배우 출신으로 예술적 감각 또한 나무랄 데가 없었다.

 

천도 이상을 견뎌낸 것으로 인체에 무해하나 무겁고 비싸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도자기. 정화석 생산자는 적정 가격으로 단단하되 가벼운 생활자기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특히 얼마 전 공방의 규모를 줄여 이사를 했는데, 최근 공급을 시작한 한살림의 주문량이 예상보다 많아 품질관리가 제대로 안 된 경우가 있어 마음고생이 많았던 탓에 단단히 재정비를 하고 있었다. 도자분야에서도 다수의 미술대전 입상과 각종 국제교류전 및 개인전으로 명성을 떨친 그이기에 스스로에 대한 자책이 컸던 만큼, 각오와 다짐도 새롭게 하고 있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정화석 생산자 부부가 가꾸고 세운 아담한 미술관 ‘불이재(不離齋)’에 잠시 들렀다. 공방에서 접한 그릇 몇 점으로 평가할 수 없는 인간미 물씬 풍기는 작품들이 감탄을 자아냈다. 저리도 거친 흙에서 모성과 생명을 품고 달관한 눈빛을 한 여인네가 빚어졌는가 하면, 무위당의 미소가 살아나고 인간의 원시적 세계가 대형 청자 도판에 압도적으로 새겨졌다.

“예술이란 이름하에 이어도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내 앞에 있는 것, 살림 생활이 우선 되어야 합니다. 그 안에서 이루어지고 위안받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하지요.” ‘못난이’ 시리즈 몇 점이 멋들어지게 보이는 순간이다. 이런 정신과 솜씨를 지닌 생산자가 있어 한 차원 깊이 있는 ‘식탁 위의 예술’도 소박하게 만날 수 있겠다.

 

*9월 28일부터 11월 17일까지 열리는 2013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에서도 청강도예를 만날 수 있다.

얼쑤! 한바탕 신명 나게 놀아 보세~

 

글 백우란 조합원

 

한살림서울에서 처음 풍물모임이 시작된 것은 1995년 도봉지부에서 풍물 소모임이 만들어지면서부터였다. 이후 서울 강동과 고양에도 풍물팀이 생겨났고, 2004년에는 이 세 개 팀이 모여 한살림서울 풍물패로 탄생했다. 그 해 한살림서울 가을걷이 한마당에 서울과 아산풍물패가 처음으로 연합팀을 구성하여 참여했고, 2005년에는 고양팀이 자주활동을 시작하면서 도봉, 강동, 동대문팀이 한살림 풍물패로 재구성되었다. 그 후 2008년에 ‘한바탕 풍물패’로 이름 짓고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오전, 수요일 저녁에 미아와 군자 연습실에서 각각 한바탕 풍물패의 초․중급반이, 매주 월요일 저녁에는 여러 행사에 대비해서 전체 연습시간을 가진다.

이렇게 열심히 연습하여 정기적으로는 매년 대보름행사, 단오행사, 그린코프 평화의 다리 교류회, 한살림서울 가을걷이 한마당에 참여하며 2012년에는 꾸러미 파종ᐧ가을걷이 행사에도 참여했다.

대보름과 단오행사에서는 생산자 풍물팀이 있는 곳에서 함께 한바탕 어우러지기도 하고, 조합원들이 함께할 수 있는 풍물체험의 장도 연다. 한살림서울 가을걷이 한마당에는 서울, 고양, 아산 풍물팀이 연합팀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그린코프 평화의 다리 교류회에서는 일본 방문객들에게 우리의 전통문화인 풍물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매장 개장식에서 우리의 전통 가락을 두드리며 한살림 매장이 열렸음을 톡톡히 알리기도 했다. 이외에도 요청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흔쾌히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장구 한가락으로 즐겁고 멋진 삶을 누리고 있다는 이성호님은 아내 김정화님이 연습하는 모습을 보러 왔다가 한바탕 풍물패의 단원이 되었다. 예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풍물이었지만 부부가 같은 취미를 가지니까 좋은 점이 많다고 한다. 아직은 이르지만, 노년에 부부가 함께 활동할 계획도 세워 본다고 한다. 요즈음 부부가 다니고 있는 성당에서 풍물패를 만들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한바탕 풍물패는 사라져 가는 우리 고유의 가락과 전통문화 지킴이 역할을 한다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꽹과리 다스림과 장구가락, 북장단을 은은한 징소리로 아울러내며 모두가 하나 되는 신명 나는 놀이 한마당을 오늘에 되살리고 있다.

한살림 조합원들이 전통 민속문화의 소중함을 알고 함께 관심을 가져주길 희망하면서 오늘도 힘차게 장단을 맞춘다. '덩덩 덩 따 쿵 따~~~'

 

-----------------------

<한바탕 풍물패>

* 강습시간 : 군자 오전반 |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11시 30분

저녁반 |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30분~9시

미아 오전반 |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11시 30분

* 장소 : 군자 군자역(5, 7호선) 3번 출구에서 5분, 교촌치킨 건물 지하 연습실

미아 미아역(4호선) 7번 출구에서 30m, 밝달 지하 연습실

* 강습비 : 4만 5천원(3개월)

* 문의 : 백우란(대표) 010-6356-2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