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Posted by 한살림사람들 2014.07.04 17:33

기고_ 지구를 도와주는 태양열 조리기

지구를 도와주는 태양열 조리기

 

글 김나림 경인교대부초 4학년

 

 

아침부터 들뜬 마음으로 준비하면서 기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아름드리도서관에서 태양열 조리기를 만드는 날~. 빨리 가서 만들어보고 싶었다.
도서관에 도착하니 태양열 조리기 만들기에 필요한 재료들이 눈처럼 소복이 쌓여 있었다. 그중 스티로폼 상자와 아크릴판, 도화지, 호일, 스프레이가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단순한 재료들로 어떻게 조리기를 만들 수 있는지 무척 궁금하고 호기심이 생겼다. 사람들이 다 모이자 태양열 조리기를 만드는 방법과 태양열 조리기의 종류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민들레
공동체 학교와 재생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다.
민들레 공동체 학교 아이들은 자전거로 직접 전기를 만들고, 음식도 태양열 조리기로 만들어 먹는다고 했다. 나도 얼른 만들고 싶어졌다. 태양열 조리기로 음식을 만들면 약 3시간쯤 더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햇빛만 이용하기 때문에 지구에 해롭지 않고 환경친화적이다.
나는 설명을 들으며 민들레 공동체 학교 아이들이 대단하고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전기를 아껴 써야 하는 이유도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강의를 통해 알게 된 태양열 조리기의 종류는 다양했다. 세계 각국에서도 태양열 조리기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만드는 방법을 설명할 때는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가서 어려웠다. 상자가 아닌 두꺼운 종이로 만드는 것도 의외였다. 다 만든 태양열 조리기를 이용해 직접 달걀을 구워 먹어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집에서 구운 달걀을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다.

태양열  조리기를  다  만든 후  재생에너지와  신에너지에 대해 알아봤는데, 재생에너지에는  태양열·태양광·바이오매스·풍력·소수력·지열·해양·폐기물  에너지가 있다는  것과  신에너지에는  연료전지·석탄액화가스화·수소 에너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태양열 발전은 무공해, 무한량, 적은 비용이 장점이나 밀도가 낮고 간헐적이라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태양광 발전은 해가 비치는 곳은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고 수명이 20년 이상이라서 비교적 오랜 기간 이용할 수 있으며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그밖에 폐기물 에너지에 대해서도 장단점을 배웠는데, 에너지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걸 알게 되어 신기했다.
우리나라도 원자력 발전을 하지 말고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많이 활용하면 좋겠다. 태양열 조리기를 만들 때 정말 재미있었고, 다음에는 다른 종류의 태양열 조리기를 만들어 보고 싶다. 또 지구를 많이 도와주고 싶고 에너지 드림파크에도 가보고 싶다. 신재생에너지의 장단점을 배워서 유익하고 좋은 날이었다.

마을이보인다 | Posted by 한살림사람들 2014.07.04 17:15

마을이 보인다_ 좋다! 좋다! 딱 좋다!

좋다! 좋다! 딱 좋다!

 

글 권옥자 조합원

 

 

“엄마도 엄마가 필요해요!” <엄마가 필요해>를 쓴 작가가 한 말이다. 과연 엄마의 맘으로 한살림 활동에 발을 내디딘 조합원들에게도 엄마가 필요했던 것일까? 1월 17일 삼각산 자락에서 열린 ‘자원활동 나눔의 날’ 행사에 모인 조합원들은 엄마 품에 안긴 아이들처럼, 함께 웃으며 맘을 활짝 펴는 시간을 가졌다.

조합원 28,725명(2013년 12월 말 기준)을 두고 있는 북부지부에는 마을모임 16개, 소모임 13개, 분과모임 7개, 매장조합원모임 8개가 있고, 매년 선정하는 자주활동공모사업 모임 등 각각에 조합원들이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이렇듯 밥 한 그릇에 담겨있는 우주 만물의 이치를 이웃과 함께 살려 나가기 위해 자발적인 모임을 갖고 행하는 조합원들의 활동을 자원활동이라 부르는데, 자발적이니만큼 동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북부지부는 2년째 자원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조합원 활동의 이유와 비전을 나누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특별히 이번 ‘자원활동 나눔의 날’은 기획부터 진행까지 조합원이 스스로 참여하여 진정한 자신들의 장으로 꾸며 더욱더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이혜선 북부지부 활동팀장이 전했다.

이날 행사는 1년 동안 열심히 모임을 꾸렸던 만큼 유쾌한 쉼의 장을 펼쳐보자는 뜻을 담은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었다. 몸풀기, 노래 부르기, 솜씨 나누기, 미션에 따른 사진 찍기, 경품 추첨 등 모든 순서가 신 났지만 특히 ‘나는 이럴 때 한살림 활동가여서 좋다, 힘들다’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던 시간이 가장 울림이 컸다.
다른 사람의 한살림 하는 이야기는 나에게 큰 힘이 된다. 다르다고 생각했던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나와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들임을 알게 되고, 내가 느낀 어려움을 다른 사람도 느끼고 있으니 함께 풀어갈 방법을 찾게 된다.
기획 모임부터 참여한 정미라 조합원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존중받는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것은 열린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았단다. 모든 참가자들이 그 날의 느낌을 다섯 글자로 말하는 마지막 순서에서는 ‘또 오고 싶어, 동심의 세계, 좋은 사람들, 지금 이 순간, 오기 잘했다’ 등 재치있는 표현들이 붕붕 떠올랐다.

“시간과 마음을 내어 스스로 활동에 참여하는 자원활동가 여러분께 감사할 뿐입니다!” 라고 인사한 윤미라 북부지부 지부장은 기초조직을 튼실하게 뿌리내리는 에너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했다.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듯 즐겁게 꾸며보자는 준비팀의 생각은 적중했다. 한살림에 나가는 횟수가 잦아지면서 가족들에게 원성도 듣지만, 사회의 주체로 한살림 활동을 하는 엄마여서 아이들에게 떳떳함을 느낀다는 조합원, 한살림이 있어서 참 좋다는 조합원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늘의 만남 자체가 큰 나눔이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들이 꾸려나가는 한살림의 풍성한 이야기가 기대된다.

소스에 담긴 것은 정직한 재료와 사랑, 그리고 정성

 

글 성시형 홍보위원

 

 

안산에 도착하니 온 세상이 하얗다. 초행길인데 잘 찾아갈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때마침 마중 나오신 ‘사랑과 정성’의 김현철 대표를 만났다. 큰 눈 때문에 교통편이 마땅치 않을 거라며 역까지 와주신 것이다. 바람은 칼바람이었지만 뜻밖의 마중에 마음이 푸근했다. ‘사랑과 정성’으로 가는 길은 이렇게 배려로 시작되었다.

입지(立地)의 나이에 식품업계에 뜻을 두다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살던 김현철 대표는 30대 중반에 식품업계에 관심을 두고 삶의 방향을 전환했다. 신선한 샐러드를 주문 배송하고 우리밀빵을 생산하며 시작한 사업은 점차 다양한 개발이 가능한 소스의 세계로 확장되었다. 사업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으나 시중 거래처들과의 수직적인 관계에 조금씩 지쳐갈 무렵 한살림을 만났다. 밥상도 살리고 농업도 살리는 일에 일생을 바쳐 한살림을 만들고 그 정신을 지켜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경외심을 느꼈다고 한다.  
또한, 상하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조합원과 생산자가 더불어 만들어가는 한살림의 구조에 다시 한 번 놀랐다고 한다. 결국, 그는 2009년 친환경 제품만을 취급하는 회사로 두 번째 전환을 시도했다. 
 
강직한 한살림을 닮은 깐깐하고 엄격한 경영


‘사랑과 정성’은 한살림 조합원들 사이에서 칭찬이 자자한 돈가스소스를 비롯해 발효드레싱, 간장드레싱, 땅콩크림, 메밀국수소스, 마요네즈 등을 공급한다. 김 대표는 여러 생협에 물품을 공급하지만, 첨가물을 넣지 않고 재료의 수수한 맛을 추구하는 한살림의 조건이 가장 까다롭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도전 정신이 생기고, 물품을 완성했을 때 느끼는 희열도 가장 크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한살림을 생각하면 생협의 강직한 맏형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했다.

마침 공장에서는 샐러드 채소 본연의 맛과 식감을 잘 살려주는 발효드레싱을 생산하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 생산설비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대기업 반도체 회사에서 하듯 위생복과 모자, 신발을 신고 에어샤워를 하고 몇 단계를 거쳐야 했다.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창고의 내부는 어느 곳이나 종류별로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고 물품마다 라벨이 정확히 기재되어 있었다. 구석구석까지 깨끗한 공장은 믿음이 갔다. 김 대표는 재료 선별에 있어서는 깐깐함을, 청결과 직원들의 근무에 있어서는 엄격함을 강조했다. 경력직으로 입사한 호텔 주방 쉐프 출신인 강명훈 대리는, 위생과 관리 측면은 대형 호텔보다 더 우수하고 친환경을 추구하는 마인드까지 있어 김 대표로부터 노력하는 관리자의 모습을 배운다고 했다.

 

끊임없는 개발과 도전, 그리고 소통


 

 

‘사랑과 정성’이 생산하는 물품은 한국적 입맛에 맞추고 음식의 편안함 섭식에 무게를 두어 개발한 물품들이다. 김 대표가 나름의 독창성과 아울러 순수성을 바탕으로 노력한 결과이다.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받기 위해 대학교 연구실을 찾아다니는 그는 노력형 인간이다. 재료에 대한 지식과 물품 개발에 대한 열정이 만나면 새로운 물품 개발이 시작된다. 그 과정이 길고 지루할 때도 있지만, 한 발짝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한다. 그의 상기된 얼굴을 보니 조만간 어떤 물품을 선보일지 기대가 되었다. 그는 조합원과의 소통도 물품 개발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조합원의 요청이 있거나 모여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자신이 개발한 소스에 대해 설명하고, 시식하고, 조합원의 의견을 열심히 듣는다. 그는 생협의 물품은 생산자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과 함께 만들어 간다고 생각한다. 그가 유리병에 담는 것은 단순한 돈까스소스가 아니라 바로 물품과 조합원에 대한 ‘사랑과 정성’이다.

낯선 동네에서 마음 맞추며 살아가는 우리 가족 이야기

 

글 안선영 조합원

 

 

 

지난 11월 중순부터 눈이 참 많이 온다. 그것도 쉴 새 없이 펑펑 와서 금세 동네며 산이며 길이란 길은 모두 하얗게 만들어 놓는다.
출근 걱정이 없으니 내리는 눈을 예뻐라 하며 바라본다. 생각보다 눈이 많이 오니 아이들 학교 가기가 불편해지고 언덕 위에 사는 이웃들은 쉽게, 자주 발이 묶인다. 겨울에 먹을 감자, 고구마, 밤 등 간식거리를 많이 준비해두라는 이웃의 조언이 이제야 실감 난다. 김장김치가 많아야 겨우내 든든하다고 해서 친정에서 가져다 먹던 김장 김치를 올겨울엔 손수 120여 포기나 담궜다.
우리 가족(남편과 나, 중학교 1학년 아들, 초등학교 4학년 딸)은 작년 4월 서울을 떠나 이곳 상주로 이사 왔다. 결혼 후 처음 이사한 동네가 시골!! 고민을 많이 하고 내린 결정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참 단순하게 생각한 것이 많구나 싶어 웃음이 난다. 오히려 그게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귀농 혹은 귀촌 뭐라 불러도 사실 상관은 없다.

괴산과 경계지역인 이곳은 몹시 추운 동네다. 지난겨울에는 영하 27도까지 내려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나지만, 용감하게 남편과 이곳으로 이사를 결정했다. 이불로 꽁꽁 싸서 창고에 두었던 배추와 무, 호박이 겨울이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꽁꽁 얼어서 먹지 못하게 되었고, 목돈을 들여 장만해 놓은 나무도 하나 둘씩 구들방과 화목 보일러에 땔감으로 들어가 키보다 훨씬 높던 장작더미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어느새 길에 다니면 내 눈에 땔감용 나무만 보인다는 사실을
느끼며 웃음이 났다. 월급을 받는 생활이 아니니 씀씀이를 아껴야 하므로 조금 춥게 살아야 한다. 그래서 나무도 조금씩 사용하고 생활비도 최소한으로 한다. 살다 보면 적응이 되겠지….
버튼만 누르면 따뜻해지고, 뜨거운 물 나오고, 월말에 돈만 지불하면 되었던 생활에서, 어떻게든 몸을 움직여 수고로운 시간을 가져야 따뜻한 물 한 바가지라도 얻을 수 있다는 경험을 하고 있다.

농사라고는 마당에 스티로폼 상자 텃밭의 경험이 전부인 우리 부부는 이웃의 따뜻한 도움을 받으며 집 주위의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고, 오미자밭을 조금 임대하여 바쁘게 봄부터 겨울을 지나왔다.
급작스레 들깨를 심게 되었을 때는 들깨 모종이 부족한 것을 아시고 동네 어르신들이 도와주셔서 우리 밭에 모두 여섯 집의 들깨 모종이 심어지는 재미난 경험도 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사 와서 좋은 이웃을 참 많이 만난 것이 감사하다. 초보 농사일이 마무리되니 여유가 있어 요즘은 솔뫼농장에서 메주 만드는 일을 돕고 있다. 경제적으로 도움도 되고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과 한살림 물품을 만드는 일이 재미있다.

서울을 떠날 때 서운해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부러워하거나 기대하는 친구들이 더 많았음을 기억하며, ‘귀촌을 꿈꾸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모습으로 살아야지, 재미나게 천천히 살아야지’ 한다. 혹독한 한겨울 추위를 잘 이겨내고 시작될 우리 가족의 귀농이야기를 기대하시라~.

양주에서 꿈꾸는 사람들과 함께

 

글 조은애 조합원(양주고읍 마을지기)

 

 

 

“딩동~!” 마을모임과 소모임이 있는 매월 둘째, 넷째 목요일이 되면 초인종 소리와 함께 나의 마음도 설레임으로 바빠진다. 마치 신혼 시절 하루 종일 기다리던 신랑이 퇴근하고 온 것처럼 말이다.
환경공학을 전공했던 만큼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탓에, 아이에게 아무거나 먹이고 입히고 씻길 수 없어서 믿을만한 곳을 찾던 중 알게 된 한살림. 불과 2년 전만 해도 나에게 한살림은 자주 이용하는 마트 같은 곳이었다. 자부심을 갖고 주변에 한살림을 소개하는 열심 조합원이 되었으나, 마을모임에 참여하기까지는 8년 정도 걸렸다. 게다가 주변머리 없는 내가 마을지기를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처음 마을 모임에 나가 자기소개를 하던 날, 내 목소리보다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아 괜히 혼자 얼굴이 화끈거렸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모두를 따뜻하게 맞아주었고, 마치 수십 년 간 알고 지낸 언니 동생처럼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어느새 마을 모임 하는 날은 달력에 꼭 표시해 두는 중요한 날이 되었다. 고민거리나 육아 정보 등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나에게도 가족 이외에 애정과 관심을 주고받을 존재가 필요했던 것이다. 혼자서는 웃을 일도 적고 심각한 일도 많지만, 모임 때마다 눈물 나게 웃고 떠들다 보니 마음도 젊어지는 것 같았다.
다른 마을모임은 참석해 본 적이 없어 모르지만, 우리 마을 모임은 시끌벅적하고 항상 시간이 모자라 아쉬워하며 다음을 기약하게 된다. 때론 지방방송 때문에 목소리가 커지기도 하지만…. 신입회원들도 한번 오면 열심히 나오겠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즐거운 모임이 되었다.
몇 달 전, 우리는 마을모임에서는 시간을 따로 내어 할 수 없었던 공통의 관심사를 좀 더 심도 있게 공부하기 위해 소모임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한살림을 깊이 이해하다 보면 결국 환경문제를 공부할 수밖에 없음을 모두 인식하고 있었다. 어찌 보면 동네 아낙들이 다루기엔 거창한 주제일 수 있다. 그래서 매월 주제를 고를 때 고민도 되고 어느 정도 깊이로 공부해야 할지 매번 갈등하지만, 조합원들의 열의와 환경문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알게 될 때마다 희망이 꿈틀거림을 느낀다.
‘양주 꿈트리 소모임’에서는 먼저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서로 나누며 새로운 다짐을 하는 계기를 만들어 보고 있다.구름으로 빵을 구워먹는 동화 같은 이상주의적인 모임에 관심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하며 고민도 많이 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양주 조합원들의 애정과 열정은 나를 부끄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질문도 많이 하고 함께 얘기해보고 싶은 주제를 서슴없이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이제 우리는 스스로를 ‘조용한 환경 운동가’라고 웃으며 말한다.
2013년을 돌아보며 내가 가장 행복했던 일은 마을모임에서는 벗을, 소모임에서는 동지를 얻었다는 점이다. 용기를 내어 참석했던 첫날의 대가라고 하기엔 너무 큰 선물이다. 출산과 육아로 처참히 진화되어야만 했던 내 가슴 속의 숨은 열정이 이 두 모임으로 작은 불씨를 얻어 서서히, 그러나 활활 타오르고 있다. 사랑하는 양주 조합원들과 함께할 2014년이 기대된다

기고 | Posted by 한살림사람들 2014.07.04 15:32

기고_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 그리고 가래떡의 날!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 그리고 가래떡의 날

 

글 성윤숙 조합원활동실

 

한살림서울 식생활위원회와 7개 지부 식생활분과원 30여 명은 ‘농업인의 날’을 맞아 11월 8일과 11일, 양일에 걸쳐 6개 초등학교, 1개 중학교, 3개 지역아동센터 1,600여 명의 학생들을 만나 ‘가래떡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한살림서울의 ‘가래떡의 날’ 행사는 맛난 색동가래떡을 나눠 먹으며 쌀의 소중함과 식량주권 수호의 중요성 등에 대해 알고 함께 공유하는 교육활동이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손이 시렸다. 네 박스의 떡을 나르고 학급마다 개수를 세어 나누고 학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드디어 종이 울려 들어선 교실. 왁자지껄한 아이들을 보니 조금 떨리기도 했지만, 설레기도 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한살림 성윤숙이에요.”
“우와~~ 떡이네요~!”
아이들은 강사보다 떡이 먼저 보이나 보다.
“11월 11일,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는 사람?”
“빼빼로데이요~”, “가래떡데이!”, “우리 아빠 생신인데요?”, “농업인의 날?!”
“맞아요. 모두 다 맞는 말이에요. 특히 아빠 생신! 훌륭해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씽긋 웃었더니 아이들 모두 한바탕 웃었다. 왁자지껄했던 분위기가 조금 차분해졌다.
“그중에서 선생님은 여러분과 농업인의 날, 가래떡의 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이렇게 예쁜 가래떡을 가지고 온 것도 그 때문인데요… 빼빼로 대신 가래떡을 갖고 와 먹자고 하는 이유는 뭘까요?”
“과자는 건강에 해로워요.”, “떡을 많이 먹어야 농민들이 살 수 있어요.”, “떡은 쫀득쫀득하고 맛있어요”, “떡볶이는 없어요?”
이미 아침에 등교하자마자 빼빼로를 나누어 먹었다고 했지만 알건 다 알고 있는 것 같다. 빼빼로데이는 과자 회사가 만들었을 가능성이 많고 과자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물론, 빼빼로 대신 떡을 나누어 먹으면 우리 농민들이 쌀농사를 지속적으로 짓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잘 알고 있었다. 또한, 도시에 사는 우리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먹을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 농업기반이 튼튼해야 한다는 것도 아이들은 잘 이해했다. 내친김에 필리핀에서 쌀 폭동이 일어났던 사건을 알려주며 쌀과 자동차를 바꾸는 교역의 위험성과 식량주권 수호의 중요성도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준비해 간 교육내용을 강사의 일방적 강의가 아니라 아이들과의 진지하지만 신 나는 질문과 대답을 통해 모두 다 공유할 수 있었다.

“내년 11월 11일엔 감사와 고마움의 마음을 무엇으로 전달할거에요?
”라고 물으니 “가래떡이요~~!”란다.
내년에 아이들 손에 들려있을 색동가래떡을 상상하며 속으로 외쳐본다.
“야호~~ 신난다!”

젊은 농촌을 꿈꾸며 일구는 만년 새댁

 

글 이미경 홍보위원

 

 

한적한 빈들이 늘어나는 초겨울, 장항선 기차가 멈춘 삽교역에 마중 나온 생산자 부부는 누가 보아도 바쁜 일손을 털고 서둘러 나온 듯 했다. 농한기일 거라 생각했던 안일한 마음 탓일까. 초면에 반가움보다 미안함이 앞서지만, 이 부부의 전원일기 한 장을 들춰보는 기대로 미안함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농촌’에 대한 동경에 이끌린 선택과 출발

 

서울 태생인 김경희 생산자가 농사꾼이 된 지는 벌써 30년째. 막연하게 동경했던 농촌 생활이 가져다줄 여유와 한적함을 그리던 차, 양가 친척 간의 소개로 농촌 총각을 배필로 맞이했다.
남편 김수구 생산자는 서울에서 학교에 다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곧바로 농사일을 이어받은 터였다. 지인들의 만류를 이해하는 데도, 농촌의 현실을 깨닫는 데도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김경희 생산자는 세 명의 시동생과 시어머니, 후에 태어난 두 딸까지 오롯이 껴안고 질긴 풀처럼 그러나 결코 각박하지 않게 씩씩한 농촌 아낙의 길을 걸어왔다.

처음부터 남달랐던 농사꾼 남편


 

남편 김수구 생산자는 농사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농약도 덜 치고 자연 그대로 자라고 맺는 것을 거둘 뿐이었다. 당연히 열매를 맺어도 때깔이 곱지 않았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늘 새로운 농법을 연구하고 매달리는 실험 농사꾼이었다. 김경희 생산자는 그런 우직한 남편과 어디 한 곳이라도 손이 비면 금방 티가 나는 농사일을 몸으로 부딪치며 힘든 세월을 보기 좋게 이겨냈다. 이 역시 손 붙잡고 다니며 잘 챙겨주던 남편의 한결같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이들 부부는 태평농법과 오리농법의 실패 경험을 토대로 우렁이농법에 성공한 뒤 한살림 예산 자연농회 회원들에게 이를 전파한 데 이어 우렁이도 길러서 공급하고 있다. 또한, 화학비료를 대신하는 녹비 작물인 헤어리베치를 이용하여 유기농 쌀을 생산한다. 논 곳곳에 헤어리베치의 여린 순이 볏짚 사이로 자라나고 우렁이 종패 비닐하우스엔 새 생명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제초제와 화학비료 없이 생산한 친환경 쌀은 한살림은 물론 예산 지역 11개 학교에도 공급하고 있다. 

어울림 세상을 꿈꾸는 쉰일곱의 만년 새댁

 

 

1999년부터 한살림 생산자가 되었다는 김경희님은 “우리 집은 논에 피가 많은 집으로 유명했어요. 한 구덩이는 묵고 풀이 산더미 같아도 마음을 놓아버렸어요. 굶지만 않으면 된다 하고 버티니 다행히 손 벌리러 가는 일 없이 살아왔어요”라고 했다. 하지만 생산지가 고령화되어가는 만큼 주작물에 자연재해가 닥쳤을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제적 자립이 가능하도록, 주작물 외 친환경 농산물들도 더 많이 공급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후덕한 인심이 묻어나는 인상 좋은 김경희 생산자는 아직도 이곳에선 새댁으로 불린다고 한다. 그래서 만년 새댁은 할 일이 많다. 얼마 전부터는 벼농사의 전 과정에 참여하고 사과 따기를 할 수 있는 도농교류 체험장으로 농지를 개방하여 오는 이들을 반겨 맞고 있고, 고령화된 농촌의 젊은 피가 될 예비 생산자들에게 먼저 손내밀어 주는 역할을 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농촌의 고령화로 후계 농을 내부에서 찾기에는 한계가 있기에 도시민이든 혹은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사전 쉼터 겸 도농 간의 어울림터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연내 준공을 앞두고 외관을 드러낸 아담한 쉼터는 농촌을 체험하며 일정 기간 지낼 수 있는 장소로 쓰일 예정이다.

여든다섯 노모를 모시기엔 불편함이 커 보이는, 먼발치에 엎드린 부부의 낡은 집이 눈에 밟혔다. 내 집보다 공동체와 공익을 우선하는 마음이 아름답다, 훌륭하다는 말로 표현하기에도 면목이 없다. 이들 부부의 꿈처럼 부디 그곳에 활기찬 발걸음이 끊이지 않기를, 우리의 농촌의 현실을 딛고 일어서는 야무진 일꾼들의 산실이 되기를 빌어본다.

 

마을이보인다 | Posted by 한살림사람들 2014.07.04 15:05

마을이 보인다_ 복지분과, 반디에 떳다!

복지분과, 반디에 떴다!

 

글 유승연 조합원

 

 

아이들 : 제 것도 재주세요! 제꺼 먼저욧!!
생산자 : 얘들아, 순서대로 당도를 재야지~.
아이1 : 우와, 13이다! 내가 1등이다!!
아이2 : 비키시지~~ 나는 15.3이야! 음 하하하!!!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한 한살림 생산지 방문. 신 나게 사과 따기 활동을 하던 중, 사과 한 봉지를 걸고 ‘당도 재기’ 시합을 하자 아이들이 너도나도 사과를 들고 생산자님께 달려가 당도를 재고 비교하며 즐거워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낯선 동네로 이사를 온 뒤 고추장 만들기에 낚여서(?) 나오게 된 마을모임과, 봉사에 관심이 많은 나의 성향을 눈치챈 활동가분이 소개해주셔서 참여하게 된 복지분과 활동은 나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다.

‘북부지부 노원 복지분과’는 매년 한 곳의 지역 아동 시설을 선정하여 한 달에 한 번 간식 지원을 하고 있다. 올해는 상계3동 언덕배기에 있는 반디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노원 복지분과 나름의 원칙대로 지원을 하고 있다. 간식 지원은 대부분 한살림서울 북부지부의 복지분과 예산을 사용하지만, 부족한 부분은 자원봉사자들이 손수 만든 아크릴 수세미를 홍보 장터와 벼룩시장에서 직접 판매하거나, 한살림 매장을 통해 복지기금을 기부해주신 분들께 선물로 제공함으로써 복지 재원을 자립적으로 마련해 나가고 있다. 또한, 간식은 반드시 한살림 물품으로 제공하며 불을 이용하거나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니라면 아이들을 간식 만드는 과정에 참여시키고 있다.

 

그리고 시설 아동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섭취를 위해 제철 과일을 간식 메뉴에 꼭 포함시킨다. 이는 사전에 지역아동센터 선생님께 문의하여 필수 사항으로 반영한 부분이다. 주는 사람에게 좋은 활동이 아닌, 받는 아동들에게 좋은 지원을 하기 위한 분과원들의 작은 노력이다.
이제는 서너 가지 첨가물 이름은 줄줄 외우고 딸기 품종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과일은 왜 껍질째 먹어야 하는지를 훤하게 꿰는 아이들이지만, 처음에는 먹을거리 교육을 어색하게만 여겼다. 그러나 오미자화채를 만들어 먹으면서 오미자 열매를 직접 보고, 만지고, 맛보고, 주먹밥을 만들면서 착한 단무지와 첨가물 덩어리 단무지의 차이를 도표로 확인하고 설명을 듣는 사이에 아이들은 조금씩 변화했고 선물도 없는 아줌마 표 먹을거리 퀴즈도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사과를 껍질째 먹는 것을 낯설어하면서도 오미자의 생김새에 신기해하고, 오미자에서 정말로 다섯 가지 맛이 난다는 걸 직접 먹어보고 깨달아가는 아이들. 강정을 직접 만들어보니 할머니가 해주시던 맛이라서 더 맛있다고 하고, 조미료 무첨가 떡볶이에 코를 박고 먹는 아이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날 간식과 맛있는 먹을거리 이야기를 준비하기 위해, 오늘도 복지분과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 중이다. 빼빼로를 물리칠 떡꼬치 간식을 준비하면서….

우직한 카리스마, 당신은 한살림의 홍반장!

 

글 주은진 홍보위원

 

 

한살림 괴산연합회의 김관식 사무국장을 만나러 가기 전, 그가 어떤 사람인지 슬슬 사전조사를 하였다. 한살림의 그 많은 행사엔 언제나 그가 나타났다며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와 눈빛을 기억하는 주변인들이 대다수였다. ‘언제 어디서나 나타나는 홍반장’처럼 생산자들과 함께하는 행사에는 틀림없이 나타난다는 김관식 국장. 역시나 바쁜 그와 만날 약속을 잡는 일은 쉽지 않았다. 약속 날짜를 두 번 조절한 후에야 마침내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가을 햇살이 쏟아지던 날, 충청북도 괴산의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나른하고 달달한 공기가 훅 느껴졌다.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긴 팔을 흔들며 반기는 김관식 국장. 익히 들은 대로 그의 눈빛과 목소리에서 나오는 묵직한 존재감은 예사롭지 않았다. 그는 그저 생산자의 입장을 정직하게 대변하고 싶어 괴산연합회 사무국장 일을 시작했다는데, 어느덧 7년 차가 되었다고 한다.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산하의 각 권역별 연합회들은 생산자들의 마음을 생생하게 담아 한살림 활동에 반영하고, 도농교류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 생산과 소비가 자연의 순환고리에서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 실무를 맡고 있는 것이 바로 사무국장이기에 연예인을 능가하는 스케줄을 소화하며 생산자와 소비자들을 만나는 데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고 있는 것이었다. 특히 그 역시 불과 몇 년 전까지도 한살림 생산자였던 터라 생산자들의 일이라면 언제든지 달려가고, 무엇보다 생산자들의 마음을 깊게 이해하고 있었다. 
김관식 국장이 도시 생활을 접고 절박한 심정으로 솔뫼공동체를 찾은 것은 1997년 2월의 일이었다. 초보 농사꾼이었던 그는 참 부지런히 일했다. 겉으로 보기엔 연간 200만 원의 수입을 내는 어설픈 한량 농사꾼이었지만, 7살 난 딸을 둔 가장으로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던 시절이었다. ‘얼마나 버틸까?’하는 의구심과 경계심을 가졌던 마을 사람들은 애써 농사를 짓지만, 그 결과는 변변찮은 그의 모습을 보며 지나다 들러 농사도 살펴주고, 일부러 도움을 주기도 했다. 도시 생활에 비해 수입은 줄었지만, 도시 생활로 인해 구겨졌던 마음이 조금씩 펴지고 날카로웠던 눈빛도 선하게 바뀔 때였다. 하지만 농사일은 고되었다. 토마토를 재배하던 시절, 밤에 짐을 꾸려두었다가 새벽 2시면 대도시로 출발하여 토마토를 팔고 돌아와 오후에 다시 토마토를 수확하는 일상이 반복되었다. 그리고 육체적으로 지쳐가던 어느 날 한살림을 알게 되었다.
“그 당시 한살림은 제게 생명을 주는 하느님 같은 존재였습니다. 한살림 덕분에 어렵게 지은 농작물을 어떻게 팔지 걱정하는 시간에 좀 더 농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지요.”

그는 한살림 활동을 통해 경제적이고 현실적인 도움뿐 아니라 그보다 더 귀한 것을 얻었다고 한다. 농사꾼으로서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과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 지금도 ‘생산자들을 존중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곳이 한살림만 한 데가 없다’는 김관식 사무국장의 믿음은 굳건했다. 하지만 최근 조직이 커지고, 활동 영역이 넓어지면서 효율성을 위해 인간중심의 관계보다 ‘일’, ‘규율’, ‘물품’ 등이 앞서고, 촘촘하게 짜인 원칙이 오히려 활발한 움직임을 제한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단다. 규모가 커지더라도 한살림다운 살갑고 인간적인 관계 맺음이 이어지고, 젊은 일꾼들의 패기와 소신이 존중되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은 한살림을 향한 속 깊은 애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였다.
언제 어디서건 한살림 이야기만 한다고 주변에서 핀잔을 듣는 김관식 사무국장이 한살림 안에서 꾸는 꿈은 뭘까. 앞으로의 바람과 계획을 묻자 보다 많은 농민들이 한살림과 함께하며 그들의 삶이 좋아지기를, 한살림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치열하게 논의하고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만들어지기를, 한살림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고 내면을 채워 그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울림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한살림과 더불어 자신의 삶을 완성하려는 거칠지만 우
직한 고민과 노력으로 인해 사람들이 그를 ‘뼛속까지 한살림 사람’이라 부르는가 싶다. 그의 머릿속에 그려진 밑그림을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처럼 덤덤히 풀어내는 그의 눈빛은 희망과 기대로 가득하여 반짝반짝 빛났다.

사랑하는 딸을 위해 요리사가 된 하루

 

글 최윤상 조합원

 

 

얼마 전 아내로부터 귀가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초등학교 6학년인 딸이 나중에라도 아빠에 대해 평생 기억할만한 추억거리를 하나 만들어 보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그게 뭔데?” 하고 물으니 아이랑 아빠가 함께 요리를 배우는 것이란다.
‘요리라…’ 고민에 잠긴다. 그동안 아이들 축구팀에 심판으로 함께했고, 또 ‘좋은 아빠 되기 프로그램’도 딸과 함께했다. 그런데 이번엔 요리라…. 고민이 됐다.
신은 인간에게 각기 다른 재능과 관심을 주신다. 그런데 내게 있어 요리란 내 재능, 관심과 소질 측면에서 보면 맨 마지막에
위치한다. 그래서 잠시 고민을 하다가 결심을 했다.

‘그래! 우리 딸이 더 크기 전에 이런 기회에 아빠와 함께한 추억을 만들어주자.’ 음식 만드는 것은 썩 내키지 않지만, 좋은 아
빠가 되기 위한 노력으로 생각하고 참고 해보자고….
요리 실습 당일인 10월의 어느 토요일 아침, 날씨는 더없이 맑고 청명했다. 장소에 도착하니 나 말고도 세 명의 아빠가 더 있었다. 아빠들과 함께 온 아이들은 초등학교 저학년이거나 미취학 아동들인 것 같았다. 행사에 앞서 한살림에 대한 안내가 있었다. 생산자들과 소비자들이 만든 생활협동조합이라는 사실과 작은 쌀가게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드디어 요리 시간! 요리 선생님이 각 테이블에 놓인 돼지고기를 알맞은 크기로 자르라고 한다. 칼질이 서툴러서인지 속도가 영 안 난다. 딸아이는 칼을 갖고 도끼질하는 것 마냥 두드리고…. 옆 테이블을 보니 아이들은 신이 나서 자기들끼리 놀고 있고 아빠 홀로 열심히 칼질한다. 칼질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반듯하게 먹기 좋은 크기로 잘 썰어 벌써 튀김옷을 입혀 튀기기 시작한다. 한눈에 보기에도 요리를 많이 해본 솜씨다. 우리는 아직 반도 못 썰고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인데.

딸아이는 도끼질하듯 칼질하는 것이 더 이상 재미없는지, 주먹밥 만드는 일에 재미를 들렸다. 자기가 원하는 모양으로 밥과 재료를 이리저리 넣고 섞어 만든 주먹밥을 내게 먹어보라고 권한다. 딸이 만들어준 주먹밥은 생긴 것과 달리 참 맛있었다.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간신히 고기를 썰어 튀김옷을 입히고 튀기면서 한편으로는 소스를 만들었다. 미리 만들어주신 재료가 무엇을 어떻게 해서 만든 것이라고 상세히 설명해주시는데 귀에 하나도 안 들어왔다. 만약 내 관심사인 고전음악이나 역사, 철학 같은 이야기였다면 듣는 즉시 머리에 잘 정돈되어 입력되었을 것이다. 역시 인간은 관심이 있어야 흥미도 생기고, 하려는 의지도 생기는 법인 것 같다.

 

한참 만에 완성된 우리 부녀의 돈육강정은 비록 크기도 다르고 튀겨진 정도며 색깔도 다 달랐지만, 그 맛은 정말이지 일품이었다. 어느 유명 음식점 부럽지 않은 맛이었다. 우리 딸도 맛있다고 잘 먹었다. 자기 손으로 처음 만든 음식이라서 그런지 자랑스러워하는 눈치였다.

둘이서 “맛있다! 그치? 정말 맛있다~”하면서 열심히 먹었다. 다시 만들라고 하면 못하겠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얻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숙녀처럼 부쩍 커버릴 사랑하는 나의 딸과 함께 어느 아름다운 토요일 애쓰고 만든 요리를 “맛있다, 정말 맛있다” 감탄하며 즐겁게 먹었던 소중한 추억 말이다.
이런 기회를 마련해주신 한살림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같은 생협 운동이 더욱 확대되어 환경과 건강한 먹을거리를 소중히 여기고 이를 바탕으로 건강한 가정이 늘어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