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Posted by 한살림사람들 2014.07.03 11:43

칼럼_ 한살림서울 신임 이사장 인사말

 

 

더욱 넓어지고 깊어진 활동으로 진보하는 한살림이 되겠습니다!

 

글 김재겸 상무이사

 

1986년 12월 작은 쌀가게를 열어 한살림을 시작한 지 28년이 되었습니다. 2014년에 다시 새롭게 하는 한살림 활동을 생각하며 박재일 초대 회장님이 즐겨 말씀하셨던 “생산과 소비는 하나다”라는 말씀을 떠올려 봅니다. 박 회장님의 말씀대로 한살림은 지금까지 조합원과 생산자가 하나 되는 ‘생산과 소비의 협동’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한살림은 소비자만의 이익을 도모하는 협동이 아닌, 스스로 밥상을 건강하게 차리고 생산을 변화시키며 생산지에 공동체를 확산하는 밥상살림․농업살림․생명살림을 일궈왔습니다. 그리고 한살림서울은 중기계획(2013~2015년)을 세우며 밥상․농업․생명살림의 사명에 ‘지역살림’을 새롭게 보태었습니다. 변화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 생산과 소비의 협동의 길을 넓혀 먹을거리, 돌봄, 에너지 등에 대한 조합원의 생활 자치력을 높이고, 지역에서 이웃을 친구로 만나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고민과 노력의 연장선에서 세워진 한살림서울의 2014년도 사업 및 활동 계획에 대해 몇 가지 의제를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식량 자급력 향상을 위한 주요물품 이용과 지속 가능한 농업 만들기

쌀 한 톨, 두부 한모를 소비하는 것으로부터 한살림 활동은 시작됩니다. 2013년에 한살림서울에서는 쌀, 밀, 콩, 유정란을 주요 이용 물품으로 정하고 쌀과 콩의 이용 촉진을 위한 ‘방가방가 반 가마’ 등의 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두부의 경우, 연간 108,364명의 한살림서울 조합원이 1인당 평균 15모를 소비하여 전체 공급량이 전년 대비 36.4% 증가했습니다. 한살림 전체로는 콩 소비가 전년 대비 120톤 증가하였고 17만 평의 콩 경작지가 늘었으며, 69명의 콩 생산자가 새로 한살림 생산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2014년에도 지속적으로 쌀, 밀, 콩 등에 대한 이용촉진 활동을 계속할 계획입니다. 또한, 작년 한 해에도 2012년부터 운영해온 생산안정기금으로 재해를 당한 134명의 생산자를 지원하였습니다. 올해부터는 가격안정기금도 운영하여 시중 가격에 큰 폭의 변동이 있을 경우 완충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둘째, 돌봄 정책 마련과 돌봄 활동의 시작

2013년도에는 이사회와 돌봄추진회의, 운영위원 등이 참여하여 조합원 의식조사에서 81%의 지지를 얻은 ‘돌봄 활동’에 대한 필요를 확인하고 추진 방향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2014년에는 돌봄 사업의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조합원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합니다. 설문조사는 정책마련을 위한 과정이면서 돌봄 활동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셋째, 조합원 생활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물품사업

올해는 조합원들이 한살림 물품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일요일에 개장하는 매장 수를 8개 이상 늘리고, 주 2회 공급도 한살림서울 관할 전체 지역의 50% 이상에서 시행할 예정입니다. 소형매장이나 복합매장 등 새로운 형태의 매장도 지속적으로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시험해볼 것입니다.

 

넷째, 지구조직을 중심으로 조합원 활동과 기초조직 활성화

지구조직은 지부보다 생활에 더욱 밀착한 규모인 구별 조합원 활동 단위입니다. 지구모임은 마을모임과 같은 기초조직의 운영조직이면서 지역에 근거한 조합원 활동을 기획하는 단위입니다. 한살림 운동에 있어 기초조직은 생활조직이면서 조합원들이 만나는 최초의 모임입니다. 기초 조직을 활성화하고 생활 밀착형 조합원 활동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지구조직이 조합원 활동의 중심으로 설 수 있어야 합니다.

물질은 풍요로워졌지만 생활의 위기는 더욱 깊어진 지금, 협동과 사회적 경제에 대한 높은 관심이 대안적 삶에 대한 사람들의 갈망을 보여줍니다. 올해 한살림서울의 활동이 ‘조합원의 힘으로 지역 속에서 생동’하여 삶의 대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고, 이웃을 친구로 만나고 우정을 나누며 생활 자치력을 한걸음 높이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해봅니다.

 

칼럼 | Posted by 한살림사람들 2014.04.10 12:15

신년사_ 새해에도 농업살림의 길을 함께 걸어요

새해에도 농업살림의 길을 함께 걸어요

 

 

한살림서울 조합원 여러분, 갑오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해도 하늘과 땅의 도움으로 농사가 잘되어 풍성한 결실을 거두리라는 기대가 가장 큽니다. 이러한 희망을 설레는 마음으로 담을 수 있는 것은 우리 한살림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저는 한살림이 참으로 소중하고, 대단하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한살림생산자연합회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잘해낼 수 있을까하는 부담이 있었지만, 그 역할 덕에 많은 생산자와 소비자 조합원들을 만나면서, 생산과 소비가 하나인 한살림임을 새삼 깊이 느꼈습니다. 특히, 지난여름 전북 부안에서 생산자대회를 열었을 때, 전국에서 생산자 1,700여 명과 소비자 300여 명, 실무자 등 2,100여 명의 한살림 식구들이 모여 ‘생산과 소비는 하나!’라는 구호를 함께 외치던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도시 소비자와 농촌 생산자들이 만나 단순히 먹을거리 직거래운동에 머물지 않고, 한살림 도농공동체운동으로 만나는 모습을 보며 참 기뻤습니다. 당시 대회 슬로건이 ‘다시 새롭게, 함께하는 농업살림’이었는데, 농업살림의 주역인 한살림 소비자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미더움에 가슴이 벅찼습니다.

우리 사회 농촌, 농업 현장은 이중 삼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상기후가 빈번하고, 일손은 부족하며, 한중자유무역협정(FTA)이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으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이상기후로 남쪽은 여름내 가뭄을 겪고, 중부이북 지역은 긴 장마로 여름 채소가 녹아내렸습니다. 제대로 생산, 공급되지 않아 채소 매대가 일찌감치 비어버린 한살림 매장이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한살림 물품을 믿고 기다려주신 여러분이 계시기에 우리는 다시 일어설 힘이 생겼습니다. 올해 관행농 고추농사가 풍년이 들어 시중가격과 한살림 가격에 차이가 있었지만, 약정한 만큼 소비해주시는 여러분이 계셔서 우리 생산자는 양심껏 묵묵히 생산에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도 우리 2,000세대 생산자들은 생산 현장에서 지구 생태계의 질서를 회복하고, 환경 파괴를 막아 후손에게 물려줄 자연을 보존하고 지키는 파수꾼으로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한살림서울 조합원님들이 밥상을 살리고 농업을 살리며 생명살림을 실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이상기후에 대비한 생산기술도 공부하고, 책임 있는 생산을 이루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 중에는 생산자의 힘만으로는 넘어서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습니다. 건강하게 가꾸어온 농지를 보전하고 농업을 이어갈 후계자를 양성하는 일, 여름 채소를 보다 신선하게 매장과 가정에 공급하는 일 등은 생산과 소비가 하나인 우리 한살림이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들입니다. 생산자들은 우리 농업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 한중 FTA 반대 운동과 GMO 반대운동, 토종종자 보존활동도 열심히 펼쳐가겠습니다.

늘 새롭게, 함께하는 농업살림에 한살림서울 조합원님들이 함께해 주실 것을 믿으며, 서울의 한살림 가족 여러분과 가정에 행복과 건강이 한껏 깃드시길 기원합니다.

 

2014년 새해를 맞으며

한살림생산자연합회장 김찬모 드림

진취적인 청마(靑馬)의 기운으로 새해를 맞이합시다

 

 

한해를 갈무리하고 새해가 시작되는 경계에서 늘 그러하듯 아쉬움은 뒤로하고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는 설렘으로 달력을 넘깁니다. 2014년에는 지난해의 어려움들은 다 걷히고 새로운 환경을 잘 헤쳐갈 수 있는 지혜로 충만하길 기원해봅니다.

2013년도에도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한살림에서도 기후변화 문제는 물품 수급에까지 영향을 미쳐 김장 공급 때까지 우리 모두를 마음 졸이게 했습니다. 점점 더 어려워지는 우리 농업을 어떻게 지켜내고 확대해 갈 것인가는 2014년에도 조합원님들과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당면과제입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조합원 가입은 계속 증가했고, 약정했던 생산량을 책임소비 하는 일도 여느 해와 다르지 않게 잘 이루어졌습니다. 늘 그러했듯이 조합원님들의 변함없는 참여가 만들어 낸 결과입니다.

또한, 한살림은 다양한 사회 문제와 관련해서도 시민사회 단체들과 함께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서울시 조례 제정을 함께 이루어냈고, 올해는 한발 더 나아가 식품 관련 방사능 국가기준치를 낮추는 활동을 함께할 계획입니다.

GMO(유전자 조작 농산물) 문제도 농업의 미래를 무너뜨리는 것은 물론 건강마저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합니다. 이에 한살림은 non-GMO, GMO free 운동을 펼쳐왔으며, 앞으로 토종종자운동과 꾸러미 활동도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더불어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이후 협동조합 설립 상담 등 다양한 지원 요청에 대응했으며, 향후에는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도움이 무엇인지 잘 살펴서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식생활교육’도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아 한살림서울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식생활교육기관의 자격을 부여받게 되었으며, 올해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생산지 및 타 단체와의 다양한 교류, 서울시와 함께 한 각종 행사들로 그 시점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한해를 꽉 채웠습니다.

올해에도 지난해에 이어 많은 활동이 진행될 것이고, 새롭게 펼쳐질 사업들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지난 일 년 동안 학습해온 돌봄사업을 구체화하고 생활 속에서 필요한 돌봄이 무엇인지 찾는 과정을 조합원님들과 함께할 것입니다. 또한, 7개 지부를 좀 더 작은 단위로 나누어 지구조직을 만드는 일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한살림 활동이 조합원들의 삶 터를 기반으로 밀접히 펼쳐지고, 조합원의 대표성을 좀 더 촘촘하게 만들어가려는 한살림서울의 의지가 반영된 것입니다.

여느 해와 다를 바 없이 2014년도 한살림서울의 계획은 생협의 고유한 활동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활동으로 바쁘게 짜여 있습니다. 이제껏 우리 활동의 성장이 어느 영역만의 역할이 아니었듯이 올해에도 지역 안으로 열심히 조합원님들을 만나러 가겠습니다.

 

불편함을 선택하고, 불편함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곳, 한살림!

새해에도 그 안에서 조합원님들과 함께 우리의 미래를 설계하고 싶습니다!!

 

희망찬 새해를 기원하며

한살림서울 이사장 곽금순 드림

물고기캠페인을 한살림 조합원이 모두 실천한다면

 

글 조현정 환경위원

한살림서울 조합원은 2013년 3월 기준 17만 4천 60명이다. 물고기 캠페인 생활실천을 한 살림서울 조합원이 힘을 모아 모두 실천한다면, 건설 계획 중인 원전의 무효화를 적극 주장해볼 수 있다.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협하는 원전이 없는 세상을 이 땅에 만들 수 있다.

물고기캠페인의 월별 실천내용은 물(水). 고(肉). 기(油). 에 따른 구체적 생활실천 목록이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어렵지 않게 적용해 볼 수 있는 것들이다.

‘물(水)’에 대한 것은 ‘물을 아껴 써요(6월)’와 ‘비누를 사용해요(11월)’가 해당된다.

쌀뜨물을 화초에도 주고 세안제로도 사용하고 설거지 세제로 사용하면 효과 면에서도 우수하고 물도 절약할 수 있다. 합성세제를 많이 사용하면 물이 오염되고 정화되는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합성세제대신 비누를 사용하면 물 오염을 줄일 수 있다.

‘고(肉)’에 관련된 내용은 ‘고기는 덜 먹기로 해요(8월)’이다.

과도한 육식은 우리 건강에도 좋지 않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를 발생시킨다. 소가 먹을 사료의 재배를 위해 숲을 개간하여 경작지로 만들면서 생기는 나무벌목의 문제, 소가 먹을 곡물을 재배하느라 식량 재배를 못하는 문제, 그런 소에게서 나오는 메탄가스로 인해 가속화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 문제 등이다.

우리가 일주일에 하루라도 고기 없는 날을 실천해본다면 그런 문제들을 조금씩 해결해나갈 희망이 있다. 우리의 실천으로 이렇게 여러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면 충분히 실천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기(油)’에 해당하는 것은 ‘겨울 난방온도를 낮춰요(1월)’, ‘멀티탭을 사용해요(2월)’, ‘5층 이하는 걸어요(4월)’. ‘20분 이내는 즐겁게 걸어요(9월)’, ‘전기밥솥, 전기청소기 사용을 줄여요(10월)’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에너지절약과 자원 재활용 문제와 연결되어있는 ‘손수건을 가지고 다녀요(3월)’, ‘종이사용을 줄여요(5월)’, ‘개인 컵을 사용해요(7월)’, ‘물건을 살 때는 한 번 더 생각하고 구입해요(12월)’가 있다.

전기에너지를 아끼고 절약하면 우리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아낀 전기요금 고지서를 근거 자료로 전기가 더 이상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어 원자력 발전소를 더 이상 짓지 않도록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할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개인 컵을 가지고 다니고 손수건과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는 실천들이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개인의 실천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실천의지와 모습을 보여주어 정부나 기타 기관에 시스템의 전환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개인의 실천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것들을 극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커피 전문점에서 가능한 종이컵 사용하지 않기, 안전하고 쾌적한 자전거 전용도로, 시민을 위한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한 버스 전용차선과 정류장 시설, 안 쓰는 전기를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시스템 등을 요구해 볼 수 있다.

 

또 물건을 나눠 쓰고 바꿔는 것이 편리하게 시스템화 되어 누구나 자연스럽게 재활용이나 재사용을 할 수 있으며 실천하는 개인에게 실제적인 이득이 되도록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서울인구 60명중 1명이 한살림 조합원이라고 한다. 가족 구성원까지 따진다면 훨씬 더 많은 비율일 것이다.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을 합쳐 물고기캠페인을 실천한다면 우리나라 국민 모두에게 이로운 다양한 시스템을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이제 선진국 어느 나라가 그렇다더라 하면서 부러워만 할 때는 지났다. 우리가 만들어야 할 때이다. ‘나 혼자 실천하다고 되겠어?’ 란 생각은 이제 하지 말자.

작은 시냇물 한줄기가 모이고 모여서 강이 되고 더 큰 바다가 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2013년 한살림서울 활동계획

조합원의 힘으로! 지역 속에서 생동하는 한살림!

 

글 김재겸 상무이사

 

 

한해 사업과 활동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향후 전망을 공유하고 활동 방향을 가다듬으며, 과거의 것들을 다시 한 번 돌아봅니다. 2013년 한살림서울의 활동과 사업 계획은 중기(2013~2015년) 계획을 바탕으로 수립되었으며, 중기계획은 작년 5월부터 진행된 각 지부와 본부의 다양한 논의 과정에 많은 구성원들이 참여하여 완성되었습니다. 또한 조합원 의식조사도 시행하여 조합원의 뜻을 수렴하는 과정을 가졌고, 지난 2월 대의원 총회에서 승인되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2013년 한살림서울의 활동과 사업 계획에 대해 몇 가지 의제를 중심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째, 식량자급률 제고와 재해 농가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극심한 가뭄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는 등 ‘식량’과 관련한 사회적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2012년 국내 식량자급률은 22.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기상이변의 주기도 빨라져 식량위기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먹을거리를 중심으로 꾸준히 운동을 펼쳐온 한살림의 조합원이 한 명이 늘어나면 식량 자급률이 높아지고, 농업을 지속할 수 있는 농지도 약 35평 이상 넓어집니다. 지금까지도 신규 조합원 맞이와 이용촉진 활동을 열심히 펼쳐왔지만, 2013년에는 쌀․콩․밀․유정란을 중심 품목으로 정하고 조합원 이용률을 높여나가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한살림은 생산자와 소비자 조합원이 물품과 마음의 교류를 하는 곳입니다. 한살림은 2012년부터 재해가 발생한 생산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생산안정기금’을 설치하여 물품의 구매액의 0.2%를 적립해왔으며, 2012년 한 해에만 2억2천만 원을 모아 지원했습니다(한살림서울의 지원액은 2천 9백만 원). 2013년에도 생산자들의 자조와 조합원들의 호혜의 정신이 깃든 ‘생산안정기금’을 잘 알려, 한살림 물품 소비에 담긴 놀라운 의미를 많은 조합원들과 공감하고 싶습니다.

 

둘째, 매장과 주문공급의 이용 편리성 개선

2012년도 물품 사업량은 1,260억으로 전년에 비하여 13.9%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예년의 17~20%의 성장률에 비하면 낮은 수치이며, 조합원의 1인당 이용액도 2010년도에 비해 약 4,300원 감소했습니다. 전반적인 소비감소 등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올해 한살림서울은 조합원 의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합원의 이용 접근성을 개선하고 다양한 물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주 2회 공급지역을 확대하고 소형매장을 개설하는 한편, 일요일에 개장하는 매장을 만드는 등 조합원들의 이용 편리성을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셋째, 먹을거리 영역을 넘어서는 새로운 협동조합의 기반 구축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세계 경제는 수년간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국내 경제 역시 어려워져 서민들의 생활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금융가치를 중심으로 승자독식하는 경제체제에 대한 한계가 드러나면서 대안적 시스템에 대한 열망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협동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된 후 설립된 협동조합이 1월말 현재 220여개에 달합니다. 한편에서는 협동조합이 사회적 대안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얘기하고, 또 한편에서는 우후죽순 생겨나는 협동조합이 부실해 질 것에 대해 우려합니다.

한살림은 2012년 ‘햇빛발전협동조합’을 만들며 경험했던 조합원들의 뜨거운 호응을 토대로, 조합원들의 희망과 지역의 필요를 모으는 활동을 통해 먹을거리 영역 외 소규모 조합원 밀착형 협동조합의 가능성을 열어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2개의 ‘지역살림 함께 만들기’ 사업을 추가 시행하고, 작년에 조합원들이 주체가 되어 기획한 2개 사업은 올해 본격적으로 펼쳐나갈 것입니다. 또한, 조합원 의식조사를 통해 81.8%의 조합원들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신 돌봄사업을 실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조사와 정책수립을 준비해나갈 것입니다.

 

넷째, 지구조직과 마을모임 등 기초조직의 확대

작년까지 19개가 구성된 지구조직이 올해 더 늘어나고 체계화될 것이며, 마을모임 등 기초조직이 늘어나 도농직거래 활동이 더욱 활성화될 것입니다. 특히 다양한 도농교류 프로그램을 시도해 보기 위해 생산자연합회와 협력하여 ‘도농교류위원회’를 설치, 운영할 예정입니다.

 

다섯째, 핵 없는 사회를 위한 활동 계속

2012년은 사회 속으로 한살림 활동을 확장하고 시민들과의 접촉면을 넓힌 한해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핵 없는 사회를 위한’ 활동은 특별위원회가 꾸러지는 등 조합원들의 활발한 참여 속에 진행해 왔습니다. 2013년에도 생활 속 에너지 사용 및 생활방식의 전환을 제안하는 캠페인 활동을 펼치고, ‘햇빛발전협동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 등 조합원의 힘으로 만들어낸 성과를 잘 알려내는 활동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실천과 정책적 대안을 만들어가는 행동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것입니다.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이 가고 봄이 왔습니다. 팍팍한 현실에서도 2013년 한살림 운동이 조합원의 생활 속으로 한걸음 나아간다면, 지역사회와 생산지를 더욱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꿈에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의 희망을 만들어가는 ,   

새해에도 함께 이루어나갑시다

 

 

또 다른 한 해가 시작된다는 약간의 긴장과 설렘으로 계사년 새해를 맞이합니다. 이렇듯 설레는 마음은 아마도 새해에 갖는 희망과 기대감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조합원 여러분도 이런 기대와 희망으로 새해맞이를 하셨는지요?

새해에는 우리 모두의 기대를 모아 비상(飛上)하는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2012년에는 한살림서울이 그동안 축적해온 우리의 이야기를 외부에 드러낼 기회가 많았습니다. ‘세계협동조합의 해’와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으로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가장 성공적인 협동조합 사례로 한살림이 주목받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현재 한살림서울에는 서울시가 지정한 ‘협동조합 상담센터’도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무위당 장일순 서화전’을 비롯하여 ‘노들섬 텃밭운영’, ‘원전 하나 줄이기 운동’등 다양한 형태의 운동을 서울시 혹은 여러 단체와 함께 펼쳤습니다.

그리고 연말에 2013년 대의원을 선출하는 선출회의를 마을을 기반으로 개최했던 것도 큰 변화였습니다. 무엇보다 조합원의 대표성을 잘 만들어가기 위한 첫 시도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012년은 이렇듯 많은 일들을 언제나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해내고 서로 성장하는 기회로 삼았던 한 해였습니다.

 

새로이 맞는 2013년 한 해에도 많은 계획이 세워져 있습니다.

지난해 시작되었던 활동을 좀 더 안정화하고 진전시키고(제철 농산물 꾸러미 사업, 지역살림 사례 만들기, 원전 하나 줄이기 운동, 식생활교육 등), 새로운 활동들이 기지개를 펴도록 할 예정입니다. 우선 매장운영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우리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매장이 되도록 연구해 볼 것입니다. 그리고 지부와 함께 만들어낸 중장기 계획안에 누구에게나 생애 주기에 따라 꼭 필요한 ‘돌봄’ 관련 활동이 포함되어 있는데, 구체적인 실행에 앞서 생활자인 조합원 여러분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여 개개인이 돌봄의 수혜자로 머물지 않고 함께 참여하여 만들어가는 활동이 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올해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되는 활동으로 ‘GMO 종자’ 문제와 ‘한중 FTA' 문제도 으뜸으로 손꼽히며, 둘 다 조합원님들의 참여로 막아내야 하는 중요한 의제입니다. 한살림도 전체 농업구조 안에 존재하는 것이기에 우리 농업의 위기 앞에서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두 문제는 우리 농업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위험한 것들이어서 생산자분들과 함께 모두가 힘을 모아 반드시 막아내야 할 것입니다.

 

한살림은 기존 질서와는 다른 방식으로 늘 새로운 시도를 해 왔습니다. 그 안에서 개인의 다양성과 공동의 선을 함께 추구하려고도 합니다.

생명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은 모든 움직임 안의 진리를 관통하여 꿰뚫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나’를 내려놓을 때 가능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살림은 언제나처럼 묵묵히 행동으로 그런 마음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지금, 한실림만이라도 우리의 출발을 되새기면서 세상의 희망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계사년 한 해도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런 꿈을 꾸고, 이루어 갈 것입니다.

조합원 여러분도 2013년 한살림과 함께 꿈도 꾸고, 꿈을 이루는 행복감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2013년 새해를 맞으며

이사장 곽금순 드림

칼럼 | Posted by 한살림사람들 2012.10.05 15:43

칼럼_ 석유농업의 거품이 꺼지기 전에

석유농업의 거품이 꺼지기 전에

박병상(인천 도시생태ㆍ환경연구소 소장)

 

아침 저녁으로 싸늘해지며 가을이 깊어간다. 한낮의 뜨거운 볕은 벼를 익게 해, 거푸 올라온 태풍을 견딘 들판에 황금빛이 뚜렷해진다. 곧 갈무리에 들어갈 것이다.

황금빛으로 너울거리는 들판에 서면 농부가 아니라도 뿌듯해진다. 적어도 내년까지는 쌀이 부족하지는 않으리라. 그러나 쌀 이외의 식량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95퍼센트나 된다. 그래서 그런가. 인심 좋은 식당은 밥 한 공기 더 내주는데 인색하지 않지만, 한 끼 식사 가격은 갈수록 치솟는다.

작년에 러시아는 주변 국가들과 더불어 밀 수출 금지를 단행했다. 들판에 거대한 불이 붙을 정도의 가뭄으로 흉작이 왔고 식량 자급을 위해 불가피했다는데, 대신 러시아 밀을 수입하던 국가에서는 폭동이 일어났다. 올해 러시아는 다시 미국에 이어 밀 수출 2위 국가로 복귀했다. 그만큼 요사이 지구촌의 기상이변은 파장이 큰데, 산업사회가 누적한 온실가스가 빚은 지구온난화의 역풍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국제 환경회의 때마다 반복하는 정상들의 약속에도 대기에 농축되기만 하는 온실가스는 혹독한 기상이변을 예고해왔고, 미국의 가뭄과 그로인한 곡물가 급등에 대해 최근 수개월간 세계 언론들이 기사화했다.

한데 미국의 가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먼지가 풀풀 날리는 미국의 농토에서 밀과 옥수수가 풍성하게 수확된 건 오로지 석유 때문이었다. 석유를 막대하게 소비하며 지하수를 끌어올릴 뿐 아니라 땅을 짓누르는 농기계를 작동한다.

그뿐인가. 석유로 가공하는 화학비료와 제초제와 살충제를 비행기로 뿌린다. 석유농업의 거품인데, 이제 한계를 드러낸 것뿐이다.  

쇠고기 1킬로그램을 생산하는데 옥수수 16킬로그램과 물 20만 리터가 필요하다고 한다. 또 옥수수에서 100칼로리를 얻으려면 석유 1,000칼로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즉, 미국산 쇠고기 1킬로그램을 수입하는 것은 16킬로그램의 옥수수, 20만 리터의 물, 그리고 16킬로그램의 옥수수에서 나오는 칼로리의 10배에 해당하는 석유를 수입하는 셈이다. 미국은 언제까지 식량을 수출할 수 있을까? 다국적기업은 돈벌이가 보장돼야 수출할 텐데, 여러 정황을 미루어 석유 생산은 이미 정점을 지났고 석유 가격이 내릴 가능성도 없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낮은 가격에 식량을 수출할 수 있을까?

 

 

자국 농부들의 수입은 생산비를 밑돌지언정 막대한 보조금을 챙기는 미국계 다국적기업의 로비 덕분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미국산 농산물을 헐값에 수입하지만, 그 시효도 얼마 남지 않았다. 땅이 가진 생산력보다 지나치게 많이 경작하던 농산물 수출국들 모두 석유를 동원하는 농업을 하고 있어 사정이 다들 엇비슷한 탓이다.

이대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데 동의한다면, 우리는 장차 어떤 대안을 찾아야 할까.

석유를 최소화할 수 있는 농업이어야 한다. 화학비료와 농약이 없으면 당장 소출이 줄어든다지만, 씨앗은 힘이 세다. 땅도 머지않아 회복되어 생산량이 차차 늘어난다. 유기농업으로 전환한 많은 농부들이 경험으로 증명한다. 사료를 수입하지 않으면 우리의 식량 자급률은 즉각 오른다. 육식을 대폭 줄이면 좋다. 땅과 환경에 좋고, 오늘과 내일의 나와 가족의 건강에 좋다.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농기계와 석유 없는 농업은 힘겹다. 많은 땀을 흘려야한다. 예로부터 쌀 한 톨에 농부의 땀 99방울이 담겨 있다고 했고, 조상은 밥 한 톨 남기지 않았다. 농부에게 감사하기 때문이었다. 이웃은 물론이고 생태계까지 배려하는 유기농업으로 자급하려면 농토와 농민이 획기적으로 늘어야 한다. 그를 위해 우리는 농민을 우대하고, 땀 흘려 수확한 농작물을 앉아서 받는 데 대한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유기농업에 들어가는 땀을 비용으로 보상하는데 인색하지 말아야한다.

땅과 내일을 살리는 유기농업은 건강하다. 지속가능한 삶을 도모한다. 유기농업이 활성화되려면 유기농업을 십분 이해하는 소비자, 그리고 그런 소비자를 믿는 농부를 신뢰로 연결해야 하는데, 거기에 생활협동조합의 역할이 있다. 석유 거품은 곧 꺼진다.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칼럼 | Posted by 한살림사람들 2012.10.04 12:04

무위당 장일순의 삶과 수묵전을 개최하며

무위당 장일순의 삶과 수묵전을 개최하며

 

“좁쌀 한 알에도 우주가 있다네”

 

 

한살림의 뿌리가 닿아있는 곳을 찾아가다 보면 무위당 선생님을 만나게 됩니다. 무위당이 일생 동안 함께 해온 협동운동이 우리 운동의 길이 되었으며, 선생님에 기대어 출발한 생명운동은 우리들의 생각을 모아주는 고갱이가 되었으며, 선생님의 삶은 우리를 끌어주는 나침반이 되었습니다.

 

하는 일 없이 안 하는 일 없으신 분

 

무위당의 젊은 시절은 해방 이후 격동기와 암울했던 70년대 정치 상황에서 진보정당과 반독재 운동을 한 사회운동가로서 살았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60년대 말부터 펼친 신용협동조합 등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운영하면서, 협동운동을 앞서 실행한 실천가이자 교육자의 삶을 걸었습니다. ‘협동조합’ 등 협동운동은 이후 평생을 함께 하게 되는데, 1972년 강원도 일대에서 일어난 대홍수를 수습하는 과정을 마을 사람들의 협동으로 풀어냄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이후, 앞선 협동운동의 경험은 한살림이 협동조합으로의 길을 걷도록 한 고임돌이 됩니다.

 

한살림 설립을 주도했던 박재일 초대 회장님에 따르면 농약과 밥상 오염의 대안을 마련하고 이농과 광산폐쇄 등으로 인한 마을 협동운동의 해체를 새로운 대안적 방식으로 풀려는 지점에서 한살림이 출발했다고 합니다. 한살림이 출발할 때에도 선생님은 든든한 뒷받침이 되었고, 생명운동을 세상에 선언한 ‘한살림선언’이 탄생할 때는 김지하 시인, 박재일 회장, 최혜성 선생들과 함께 의논하여 선언의 산파가 되었습니다. 한살림모임이 창립하는 날 선생님은 ‘시(侍)에 대하여’라는 말씀을 들려주시며 쉬운 언어로 ‘모심’의 사상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세상이 권력과 명예, 부를 쫓아갈 때 일평생을 원주에서 사시면서 어느 누구하고도 격의없이 소통하셨던 선생님, 투쟁으로 지친 노동운동가 민주화 운동가들이 찾아올 때면 편안하게 기대어 쉬어갈 수 있는 그루터기가 되어 주셨고, 누구에게나 어려움을 들어주시고 고민에 지혜를 주는 분이셨습니다. 김지하 시인은 선생님을 “하는 일 없이 안 하는 일 없으신 한포기 난초가 되신 분”이라고 표현 하였습니다. 탐욕에 물들고 경쟁을 통한 독점을 목표로 한 세상에서 선생님의 삶의 향기와 가까이 들려주시던 말씀 한마디가 더욱 간절해집니다.

 

개인적으로 선생님을 처음 만난 것은 대학을 다닐 때입니다. 80년대는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과 개인의 삶의 방향에 대해 시대가 질문을 던지던 시기였습니다. 같은 동아리 활동을 하던 몇몇은 선생님을 뵙고 운동의 방향과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말씀을 듣기를 원했습니다. 원주의 소머리국밥집 2층에서 국밥 한그릇에 술 한잔을 기울이시며 평범한 일상사의 변화에 길이 있음을 들려 주셨습니다. “밥 한그릇을 알면 만사를 안다”고 하신 해월 최시형 선생이 말씀하신 것처럼 “걷는 동학”이라고 불리셨던 선생님은 이후 밥상을 바꾸고 농업 생산방식을 바꾸는 것으로부터 세상을 바꾼다고 하는 한살림의 방법론을 들려주신 것이었으며, 이후 우리들의 삶은 선생님의 말씀에 영향을 받았음은 물론입니다. 이렇듯 선생님은 찾아오는 누구에게나 귀 기울이고 지혜의 말씀을 아낌없이 나눠 주셨던 것입니다.

 

때론 부드러운 바람처럼 때론 죽비처럼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의 삶과 수묵전이 오는 9월 12일부터 열립니다. 수묵전은 그간 광주, 성남, 경산 등 8개 지역을 순회하며 개최해 왔습니다. 선생님의 삶의 향기와 말씀 한마디를 수묵전을 통해 듣고 싶은 우리의 바람이 모여서 각지에서 개최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열리는 전시회는 선생님의 수묵화를 전시하여 선생님의 작품과 메시지를 공유할 것입니다. 한사람 한사람과 깊이 교감하며 때론 부드러운 바람처럼 때론 죽비처럼 우리를 어루만져 주시는 말씀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강연회와 대화마당에서는, 무위당의 삶과 선생님에 기대어 출발한 생명운동과 선생님이 일생동안 함께 한 협동운동을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또 선생님의 메시지를 공원 야외에서 개최하는 문화공연과 광장행사에서 조합원 시민들을 향해 활짝 열어 보려고 합니다.

 

수묵전은 14개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주최하고 한살림서울과 무위당 만인회가 주관하는 행사입니다. 참여단체들은 함께 행사 준비를 하면서 서로가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수묵전을 통해 생명운동, 협동운동의 단체들이 선생님을 중심으로 손잡고 연대하여 가까이 어울리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조합원 그리고 시민 여러분들이 생명과 협동의 한마당에서 함께 만나고 어울리기 바랍니다.

 

김재겸 상무이사

 

 

칼럼 | Posted by 한살림사람들 2012.07.30 12:12

칼럼_ 은행나무 한 그루 심는 마음으로

기고_

 

은행나무 한 그루 심는 마음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비가 옵니다. 후텁지근하고 습한 날이 이어지다 보면 우리의 몸도 마음도 축축해지고 불쾌지수는 높아만 갑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장마철이고 여름인 것을... 이럴 때에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하고 짜증부리고 화내는 사람들이 괜히 좀 안돼 보일 수밖에요.


지난 6월 초에 상주지역을 다녀왔습니다. 포도와 사과 농사를 짓는 한살림 생산자들이 많은 곳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재작년 겨울의 강력한 추위로 인해 과일나무들이 얼어 죽거나 열매를 맺지 못하는 등의 많은 피해를 입은 지역입니다. 일반 작물들은 한번 피해를 보더라도 내년 농사를 기약해볼 수 있겠으나 과일은 또 그렇지가 못합니다. 나무를 심어 제대로 수확을 하기까지 적어도 5년은 걸립니다. 다행히 올해 들어서 사과는 많이 회복이 되었고, 포도농사도 대체로는 좋아지고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독 피해가 심했던 농가들은 나무가 부실해져서인지 올해도 많은 어려움이 생기고 있습니다. 올해, 아니 내년까지는 어떻게 버텨보겠다고는 합니다. 더 이상 방법이 없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요? 농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30몇년만의, 지역에 따라서는 100년만의 가뭄이라고 했습니다. 그 먼지 폴폴 날리는 땅속에서 기나긴 목마름의 시간을 보내고 조합원들께 물품이라는 이름으로 공급이 되었지요. 유난히도 알이 작습니다. 마늘, 양파, 감자들이 그렇습니다. 형편없어 보이는 물품을 보내는 이의 마음도, 또 그것을 받아드는 이의 마음도 함께 안쓰러울 수밖에요.


평균적으로 30% 정도, 많게는 50% 이하까지 수확이, 소득이 줄어들었습니다. 봄 작물로 소득이 줄어드니 가을작물로 만회하려고 더 많이 심으려 합니다. 또 내년에는 더 많이 심어보려 합니다. 그런데 기대하는 것만큼 뜻대로 척척 되는 게 농사가 아닙니다. 더 많은 투자를 하거나 일 년 내내 과도한 노동을 해야만 합니다. 젊고 여력이 있는 농부들은 그렇게라도 해보려 하지만 그렇지 못한 농부들은 점점 농사에 대한 희망을 잃어만 갑니다. 이런 악순환이 벌써 여러 해째 반복이 되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절기에 맞춰 파종하고 거둬들이는 농부의 지혜로운 삶은 파괴되고 있습니다. 회복이 가능할까요?

 

100여년간 기온 1.8˚C가 오른 한반도, 그 여파

사람의 체온은 36.5˚C로 유지된다고 하지요? 그런데 1˚C만 넘게 되면 어떻게 되나요? 이마에 손을 대 보면 펄펄 끓는다며 병원에 가고 약국을 찾습니다. 반대로 -2˚C만 내려가도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저체온 현상이 됩니다. 그런데 발 딛고 숨 쉬며 살아가는 이 지구도 다르지 않을 겁니다. 지금 우리 주변에 때때로 벌어지는 이상기후들과 끔직한 재해들은 지구가 아파 몸살을 하고 있다는 표현이라는 거지요.


지난 100여년간 한반도의 기온은 무려 1.8˚C가 올랐다고 합니다. 사람으로 치면 병원에 입원해야 할 수준이겠지요.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앞으로 100년간 5˚C가

량이 더 올라간다는 겁니다. 3년을 내다보며 살기에도 벅찬데 100년을 내다본다는 것은 정말 어렵기도 하고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대략 60여년쯤 후에는 서울을 비롯해 대부분의 지역이 지금의 부산과 같은 기후지대가 된다면 어떨까요? 겨울에 좀 덜 추워서 괜찮을까요? 그렇다면 여름은 더 뜨거워지고 폭염으로 죽는 사람도 늘어나고 열대야 기간도 지금보다 여섯 배 정도 더 길어진다면요? 겨울은 짧아지겠지만 폭설이나 한파 같은 순간적인 진폭은 더욱 커진답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강력한 태풍이 더 많아지고 비도 엄청 쏟아지겠지요.


농촌은 또 어떨까요? 지역마다 기후와 풍토들이 달라서 그 조건에 맞는 작물들을 재배해 왔지만 이제 그 전통적인 구분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사과의 특성이 있는데 이제 사과농사를 지을 수 없는 지역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평생 사과농사기술을 익혀온 농부들은 사과나무를 뽑아들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 다녀야 할까요?
어떻게 하지요? 이런 피해들을 감당하기도 어려운데, 그 대책(대안)을 생각해 본다는 것은 우리 소시민들에게는 참으로 난감한 일입니다. 대체로는 과학과 기술에 의존하려 합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강바닥을 파내고 둑을 높이 쌓습니다. 연중 냉난방 체계를 빈틈없이 갖춰 해결하려 합니다. 더 많이 더 크게라는 욕망을 멈출 줄을 모릅니다. 산업화 이래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던 결과물로서 온난화와 체르노빌,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같은 비극을 겪고 있는데도 그렇습니다.

 

다시 한번 협동의 지혜를
은행나무를 ‘손자목’이라고도 부릅니다. 지금 어린 나무를 심어도 자기 세대에는 그 열매를 볼 수가 없고, 손자들이 클 때쯤에 이르러서야 나무가 크고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다음 세대인 손자들을 생각하며 그런 마음으로 은행나무 한 그루를 심었을 겁니다. 이상기후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우리도 선조들처럼 우리 손자들을 생각하며 어린 은행나무 한그루를 심어야 하지 않을까요? 무슨 대단한 철학이 중요할까요? 크게 바꿀 수 있는 거대한 정책도 중요하겠지만 작은 실천 하나가 그런 정책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봅니다.
더불어! 도시에서 농촌에서, 도시와 농촌이, 사람과 자연이 서로 협동하며 살아가는 지혜를 다시금 일깨워야 할 때라고 생각해 봅니다. 바로 우리 한살림운동을 더욱 튼튼히 해 나가자는 겁니다. 작은 감자 한 알을 놓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불편해 하지 않고,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그래서 내년에 대한 희망을 서로 만들어 가는...


구장회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