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림교육 | Posted by 한살림사람들 2012.06.05 11:16

교육_ 학습기초체력의 시작과 끝, 독서!

교육/ 학습기초체력(최종)_ 독서력

 

학습기초체력의 시작과 끝, 독서!

 

얼마 전 한 일간지에 실린 신영복 선생의 ‘그림사색’에 이런 글이 소개돼 있었다. 평원을 달리는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한동안 달린 다음에는 말을 멈추고 달려온 길을 되돌아보며 기다린다는 것이다. 미처 따라오지 못한 영혼을 기다리는 것이다.

지나친 선행학습과 학습기초체력이 빠진 ‘학력’에만 매진하고 있는 요즘 아이들은 영혼을 두고 질주하여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말의 모습으로 남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영혼과 함께 가기 위한 독서

 

 

질주하는 말의 모습이 아닌 되돌아볼 줄 아는 여유를 가진 인간의 모습으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올해 한살림서울 홍보위원회에서는 아이들의 학습기초체력 다지기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연속기획으로 다루어 보았다. 책읽기, 낭독, 손글씨, 한자 등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다면 걱정할 것이 없다. 여러 가지 영역으로 나누긴 했지만 결국 하나의 행위로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 바로 책읽기이며, 이것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침이 없다.

 

입시에만 불을 밝히는 부모에게도, 좀 더 큰 배포로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에게도 독서는 어떠한 목적 아래 시작하였건 결국은 아이에게는 거름이 될 양분이다. 성적이 좋지 않아 논술과 상관없으니 책을 읽히지 않는다는 부모를 본 적이 있다. 학습권의 기본인 책읽기마저 성적이 좋아야 아이가 읽을 시간을 부여받는다는 현실에 가슴이 턱 막혔다. 나는 오히려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일수록 재미있는 책을, 예를 들어 수학 문제가 싫다는 아이에게 오히려 흥미진진한 이야기책을 주라고 한다. 읽기 능력은 나중에라도 관심 분야가 생겼을 때 그 아이에게 가장 힘이 될 수 있다.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거나 아예 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독서만으로 자신의 생각에 힘을 키운 사람들이 많다. 읽기에 대한 안내서류의 책들이 인기를 끌고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인 요즘 성인이 되어서조차도 독서를 게을리 한 것을 후회하고 다시 책읽기에 도전하는 이들이 많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데 그 배움의 시작은 너무 흔해서 놓치기 쉬운 ‘독서’이다. 인간의 수명이 100세를 향해 가는 이 시대에 자식에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은 자식의 시간을 풍요롭게 할 소중한 자산을 물려주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사람냄새 나는 독서의 필요성, 고전읽기

 

요즘 신문을 보면 명사들의 고전예찬이 줄을 잇는다. 한 교수는 고전을 새로 읽으며 교수직을 버리기도 했다. 흔히 고전이라 일컫는 세계명작과 우리의 문학작품은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고 큰 울림과 감동을 준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전자기기에는 많은 시간을 보낸다. 구글 회장의 보스턴 대학 연설은 이런 얼리어답터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 “인생은 모니터 속에서 살아지는 것이 아니고 기술을 지배하는 것은 휴머니즘”이라며 직접 느끼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한 실천의 첫걸음이 고전 읽기이다. 대부분의 영화감독들이 자신의 아이디어의 원천으로 세계명작을 꼽으며, 인간의 다양한 삶 속에서 생각의 깊이를 더해 성숙한 자아를 형성한다고 말한다. 아이도 아이지만 부모들도 대부분 살아온 만큼의 날들을 더 살아가야 한다.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우리부터 책을 들자. 그리고 재미있게 읽자. 때론 내 영혼을 기다리며 고전의 바다에 빠져 천천히 읽고 느껴보자.

 

정영희 홍보위원, 남산도서관 독서코칭 심화과정 강의담당

한살림교육 | Posted by 한살림사람들 2012.04.04 10:02

2012 한살림교육기획/ 학습기초체력04

2012 한살림교육기획/ 학습기초체력04_ 살아있는 글쓰기2

논술이 논술을 더 망친다

 

주장만 있고 공감은 없는 ‘논술’이라는 글쓰기로 아이들은 점점 더 쓰는 것을 멀리하고 있다. 자기의 의견이나 주장을 논리적이고 조리 있게 서술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논술이라고 하는데 타인과의 공감이 없다 보니 제대로 된 논술 쓰기에 대한 고민이 더하다.

전편(한살림사람들 4월호 8면 살아있는 글쓰기①)에서 이미 살아있는 글쓰기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을 만났다. 보통 살아있는 글쓰기와 논술은 정확한 개념의 이해 없이 그 내용면에서 가요와 클래식으로 양분하여 교육하듯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 두 영역은 쓰기의 형식을 통해 조금의 변화를 줄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선과 후가 있다면 바로 살아있는 글쓰기이다. 선이 가능하다면 당연히 약간의 훈련으로 따라올 수 있는 것이 논술이라는 글쓰기이다. 살아있는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쓴다는 것은 타인에 대한 공감과 소통, 이해를 바탕으로 진정한 모습을 빚는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자기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조리 있게 쓴다는 것은 형식적 차원이지 그 내용은 그 글을 읽을 상대에 대한 배려와 이해 없이는 아이가 어른 옷을 입는 형상으로 거북스러울 따름이다.

살아있는 글쓰기로 글쓰기에 임하는 마음 자세와 자연스레 글을 써내려가는 힘을 길렀다면 ‘논술’이라는 영역에 도전하기 위해선 논리적인 주장을 뒷받침할 배경지식이나 근거가 될 만한 지식과 생각의 힘을 길러야 한다. 이 지점에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데 그건 바로 책읽기이다. 거기에 하나 더 세상읽기, 즉 신문읽기이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현상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 나만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길러야 한다. 논리적 주장의 지지대가 부실한데 논술을 대비한다고 학원만 보내면 과연 아이가 어떻게 글을 쓸 수 있을지 한 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먼저 많이 읽고, 생각하고, 진정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과 소통의 자세로 많은 글을 써본다면 어느새 논술의 기초체력은 단단해진다. 거기다 세상을 바라보는 참된 시선과 진정성이 더해진다면 그것이 바로 논술이며, 나아가서는 입시에서도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

다음 두 글은 실제 논술 채점을 경험한 입장과 논술로 대학 입시를 통과한 입장에서 논술 교육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정영희 홍보위원

<가르치며>

똑같은 글이 아닌 나만의 글로 승부하라

최근 5년 정도 대학입시 이과 계열 논술채점을 했었다. 수백 장을 채점해야 하는데 끝까지 공정하게 할 수 있을까를 스스로 불안해하면서 채점을 하다 보면 그러한 나의 걱정이 기우였음을 금세 알게 되곤 했었다. 놀랍게도 학생들의 답안지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비슷했으며, 심지어는 문제의 구체적 내용과 관계없이, 예를 들면 생물과 관련 있는 문제는 개인의 생명 윤리와 법 제정에 관해, 전자정보관련 기술발전과 관련 있는 문제는 기술 발전의 필요성과 인간 소외에 대해 기술한 답안지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찍어낸 것과 같은 답안들은 당연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가 없고, 그러니 결국 별다른 점수 차이 없이 변별력이 없어지는 이상한 상황이 되어 논술고사의 필요성 자체를 의심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된 걸까? 어떻게 우리 어린 학생들은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유사한 답안지를 작성했던 것일까? 체계적으로 연구해보지 못하였으나 동료교수들과 주고받은 토론을 통해, 아마도 학생들이 논술의 예상문제와 답안을 속성으로 공부하고 암기하여 답안을 작성하였기 때문일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주어진 시간 내에 정답 찾기에 집중하는 우리 교육과 평가 방식에 익숙한 우리 학생들에게는 나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것보다는 전문가가 제시하고 작성한 나름의 정답 논술을 외우는 것이 훨씬 믿음이 가고 편리한 것이었을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우리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서술하여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할수록 매우 복잡하기도 하고 간단하기도 한 문제이다. 여기서는 간단한 측면만 생각하련다. 올바른 쓰기 교육이 되려면 일단 무조건 많이 써보게 하는 수밖에 없다 (너무 간단한가?). 요즈음의 교육환경은 다양한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매우 풍요로워졌다고 할 수 있지만 쓰기 교육은 웬일인지 국어 교육의 각 영역 중에서 가장 소홀하게 진행되는 느낌이다. 대학 입시가 학교 교육의 목표로 사실상 자리 잡으면서 일기쓰기, 독후감쓰기, 다양한 장르의 작품 써보기, 교내/외 백일장 등등의 글쓰기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이들에게 자기 나름의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정서적, 시간적 여유를 많이 주어야 한다. 글쓰기에 정답이 없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격려해주어야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진정한 나’를 키워갈 수 있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교실의 현실이 어떤지 뻔히 알면서도 한마디 더 덧붙이고자 한다. 아이들이 쓴 글은 누군가 반드시 정독하고 같이 교감해야 한다. 맞춤법과 문법을 고쳐주는 교정이 아니라, 아이들의 생각에 반응해주고, 더 나아갈 수 있게 이끌어주어야 한다. 나의 생각에 부모님이, 선생님이, 다른 어른이, 친구들이 공감하고, 같이 대화하는 경험이 우리 아이들을 조금 더 깊이 있는 인간, 더불어 삶을 이해하는 인간으로 성장하게 하는 좋은 토양이 될 것으로 믿는다.

유순지 경희대 교수

<배우며>

생각, 생각, 생각...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 한번쯤 ‘논술’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나는 글을 못 써”라는 이유로 논술을 등한시하며 다른 전형에 집중하곤 합니다. 하지만 논술은 글쓰기 실력을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펼치는 시험입니다. 문예 창작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문장력보다는 안에 들어 있는 내용에 따라 점수가 매겨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논술고사를 잘만 준비한다면 정해진 답을 외우는 수능이나 내신보다도 더 즐겁게 공부하며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논술공부를 하고 싶다면 먼저 ‘왜 대학교에서 논술고사를 보는가?’라는 물음을 해보아야 합니다. 대학교는 수능과 내신성적만으론 판별되지 않는, 그러나 대학공부에 두각을 보일 수 있는 학생들을 뽑기 위해 논술고사를 실시합니다. 따라서 논술공부에 함에 있어서는 ‘성실함’으로 대변되는 수능이나 내신 공부와는 다른 덕목이 필요합니다. 바로 ‘독창성’입니다.

흔히 ‘독창성’을 ‘특이함’과 동일시해 어떻게 하면 특이한 답안을 쓸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공정한 채점이 가능해야 하는 만큼 대입 논술은 출제자가 원하는 답안, 즉 올바른 답안의 방향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습니다. 대입논술에서 ‘독창성이 돋보이는 답안’은 남들과 다른 답안이 아니라 남들보다 깊이 있고 구체적인 답안을 뜻합니다. 따라서 논술도 노력여하에 따라 실력이 키워진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독창성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폭넓은 독서를 추천하지만 저는 독서만큼이나 한 권의 책,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기를 추천합니다. 논술고사는 단순한 암기력이 아니라 사고의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시험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많은 양의 책을 읽고 배경지식을 쌓은 다음 폭넓은 배경지식만으로 논술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논술은 또 하나의 암기력 시험이 될 것입니다. 올바른 방향 안에서 남들보다 깊이 있고 구체적인 답안을 제시하려면 빠른 시간 안에 폭넓게 사고할 수 있는 학생이 유리할 것입니다.

다만 희망적인 것은 논술고사에서 출제 가능한 그 모든 주제에 대해서 오랫동안 고민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논술고사는 지식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을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따라서 시험에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문제가 나오더라도 평소에 깊이 있고 유연한 사고력을 길러 놓는다면 어렵지 않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을 읽거나 생각해 볼만한 주제가 던져진다면 언제나 끈질기게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보고 글로 정리해 보는 습관을 가져보세요. 만약 한 주제에 대한 집중력과 사고력이 이전보다 훨씬 좋아져 논술 문제를 푸는 능력도 눈에 띄게 향상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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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엽 대학 2학년/ 박수엽님은 100% 논술전형으로 합격해 현재 고려대에 재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