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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30 생명을 지키는 사람들_ 농사는 삶의 답을 가르쳐 주는 스승

생명을 지키는 사람들_ 파주 천지보은공동체 이정복 이성련 생산자

 

농사는 삶의 답을 가르쳐 주는 스승

 

 

5년 전 쉼없이 달려온 17년이라는 도시생활을 로그아웃하고 한살림이 좋아 한살림 생산자로 로그인한 귀농 5년 차가 된 파주천지보은공동체 이정복 생산자(49), 나름의 농사철학을 가지고 매일 밭에서 땀으로 온 몸을 흠뻑 적시며 부인 서울토박이 이성련 씨와 두 딸, 개 두부와 (개이름)의 6마리 새끼들과 행복 농사를 짓고 있다.

 

삶의 근본에 대한 물음들로 어느날 멈춰서다
어느 날 본질과 근본에 대한 물음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 남자를 멈추게 했다. 그 물음들의 답을 찾기 위해 선택한 것은 ‘귀농’이었다. 2006년 새로운 삶의 시동을 걸고 평일 저녁에는 귀농학교에서 친환경농법에 대해 공부하며 자료수집하고, 주말에는 가족의 구성원인 아이들과 귀농지를 알아보았다. 처음에 귀농을 반대했던 큰 아이의 뜻에 따라 파주에 정착을 하게 되었다.

초보 농부의 길은 쉽지 않았다. 지역 정서와 관계맺기, 농지임대 등등 공부했던 것과 현장은 너무나 달랐다. 공동체 형님들께 계속 물어가며 농지를 구하고 어렵게 구한 산 밑 땅에 농사를 지었다. 그런데 첫 해는 망하고, 두 번째 해는 조금 거두고, 그 다음 해는 기후이상으로 무가 터져 4톤 정도를 갈아엎기도 하면서 완전히 망했다. 올해 농사도 가뭄으로 큰 기대는 접은 상태다. 겨울에는 면사무소에서 ‘산불감시원’ 활동을 하면서 작지만 생활에 쓰일 돈을 마련하기도 한다. 그래도 얻은 것은 ‘농사는 밥 한 그릇의 소박한 행복과 삶의 답을 가르쳐 주는 스승’이라는 것이다.

 

세상이야기를 렌즈에 담아내다
모든 시간을 농사에만 쓰기에도 부족한데 틈틈이 자라나는 생명들과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렌즈에 담아 ‘산비의 귀농일기’라는 블로그와 카페(cafe.daum.net/onsali)에 올리고 한살림고양파주 소식지에도 싣고 있다. 최근 한살림연합 소식지 표지로 쓰여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던 갈라진 논바닥 사진도 그의 작품이다. 그는 틈틈이 찍은 사진을 모아 집에서 사진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한중 FTA 반대 집회에 참석해 농업인들의 절실한 현장의 모습을 담기도 하고 ‘한살림생산자연합회’에서는 교육홍보위원으로, 부지런한 누리꾼활동가로 활동 중이다. 기본생활유지비(연봉 천만원)이라도 규칙적으로 해결이 되길 바라며 열심히 생활하는 한살림 생산자 가족들 이야기도 담아낸다.


‘가족은 늘 함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할 정도로 가족이 최고로 소중하다. 소비자 마을모임에도 참석하는 부인 이성련 여성생산자도 알콩달콩한 이야기들을 틈틈이 올리면서 “귀농이 인생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맛있는 농산물들을 바로 먹게 해주어 행복하다”며 두 사람은 활짝 웃으며 공감과 소통의 방향을 보여주었다. 이들 부부의 귀농일기 속에는 욕심을 버리고 평화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문화가 숨 쉬고 있다.

 

 

믿는 것은 한살림 조합원들이다
한살림정신을 자세히 모른 상태에서 그냥 친환경농법이 좋아 농사를 시작했는데 신규생산자교육과 현장위주의 교육을 받으며 한살림을 조금씩 알아갔다. 운영위원회에 참석하고 거기 함께 하는 소비자활동가들을 보면서 ‘참 건강한 활동을 하는 예쁜 아줌마들이야’라는 생각이 들었고, 생산자와 소비자는 ‘따로’가 아닌 같이 움직여야 한다는 걸 현장에서 배우게 되었다. 생산량이 다 소비가 되지 않아 안타까워하는 도시소비자들을 통해 힘을 얻기도 한다. 4~5명 정도로 팀을 짜 생산지 일손돕기를 하는 도시 조합원들은 농사에 큰 보탬을 주는 약방의 감초다.


소비자조합원들과의 만남을 중시하는 이유는 도시소비자들의 여론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생각에서다. 특히 농촌 문제를 도시에서 더욱 관심을 가졌을 때 사회적 이슈가 되고 생산자와 농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시에서 작은 텃밭을 하면서 호미로 캐다 상처난 것도 감사히 먹고, 고르지 않게 되는 것도 소통이라고 본다. 스스로 길러보면 농사를 알게 되고 깨우치는 것들이 많아 도시텃밭은 중요하다. 귀농인으로서 작은 소망은 ‘한살림 귀농귀촌학교’가 자리를 잡아 새로운 미래의 삶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길잡이가 되었으면 한다. 새로운 삶을 결심한 사람들에게 실천의 장을 마련할 수 있는 능력을 한살림은 갖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가 꿈꾸는 한살림 속에는 우리가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 나눔의 공동체문화가 자리잡고 있었다. 내 것을 덜어내면 이루어지는 희망과 함께...


또 보자며 배웅하는 부부의 눈빛 속에는 해맑은 아이가 웃고 있었다.

 

윤미라 홍보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