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성웅성 거리에, 마을에 활기를 몰고오는 곳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 길/ 맑은 하늘엔/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뜬금없이 이 시구가 떠올랐다. 도대체 광나루와 강나루가 무슨 연관이 있다고? ‘이건 아니거든!’하며 머리를 털어내도 매장을 찾아가는 내내 읊조리고 있었다. 그런데 매장 앞에 다다른 순간 짜릿한 연결고리를 찾았다. 그늘을 드리운 키 큰 나무를 소중히 품고 있는 목조 데크와 벤치, 그리고 그 옆에 이미 누군가 건드린 듯 살짝 흔들리는 그네. 우와! 저 곳에 앉으면 누군들 시 한편 떠올리지 않겠는가. 광나루매장 앞 전경만 보고도 기분이 설레었다.

 

 

 

한살림서울 50번째 매장
광나루매장은 한살림서울의 50번째 매장이다. 왠지 ‘50’이라는 숫자가 주는 기대감이 틀리지 않았다. 안으로 들어서니 타 매장에 비해 작은 규모이지만 높은 천정 덕분에 시원스레 탁 트인 느낌을 주었고 투명창이 설치된 다락방이 또 시선을 끈다. 개장한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매장 내 정리는 물론 체제정비 등이 아직 완전하게 정상화가 되지 않았지만 이미 이 다락방에서는 지역소모임인 트임(월), 규방공예(수), 우리옷 이야기(금)와 지구운영회의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단순히 물건을 사러 왔던 조합원들도 창 너머 다락방에 모여 앉은 사람들의 속닥거림과 분주한 손짓들이 무척이나 궁금할 것 같다. ‘이곳은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닌가봐’, 이렇게 호기심어린 지역조합원들을 하나둘 모아 모아서, 무언가를 즐겁게 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 박혜경 팀장. 이미 10여년간 구의매장에서 활동가와 팀장으로 일해오신 터라 베테랑다운 활동력과 사람을 품는 한살림적 인성으로 신생매장으로서의 약점들을 긍정적인 대안으로 풀어내고 계셨다.


“개장식을 지켜본 동네분이 이 길가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본 적은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매장 앞의 기본적인 유동인구가 매우 적은 곳이에요. 10분 거리엔 ‘본점’같은 구의매장도 있어 무엇보다 매장이용 조합원 확보의 차별성을 염두하고 있지요. 극동, 워커힐 등 근접 아파트 내의 잠재조합원에 대한 홍보에 주력하고 특히 휴면조합원들을 깨워내는 것에 역점을 두려고 합니다.”


단순히 매출과 가입자의 수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활동의 활성화에 집중하려고 한단다. 그래서 함께 시작한 6명의 활동가들에게도 입가의 미소로만 대하는 ‘고객맞이’가 아니라 마음으로 다가가는 ‘조합원맞이’가 되길 강조한다. “지역적 특성인지 유난히 1차 농산물의 소비가 저조해요. 고된 땀을 흘렸을 생산자들을 생각하면 안타깝지요. 관심이 많은 요리모임 등을 통해 이 가치를 알려나가려고 해요.” 활동가로 일하면서 생산자에게 마음이 더 가게 되었고, 그래서 ‘책임생산, 책임소비’의 당위성을 알리는 소개교육에 더욱 공을 들인단다.

 

소개교육과 다양한 지구모임 통해 더욱 깊게 만나고파
한 군데 더 보여줄 곳이 있다며 이끈 곳은 매장 옆 자투리 공간. 물이나 불을 쓰기도 편하고 여러 모로 쓰임이 좋은 마당이다. 조합원 활동이 점차 가까운 지역 내 매장 중심으로 이동해가는 시점이지만 정작 모임방 등이 확보된 곳이 많지 않은 현실에서, 이곳만큼은 제대로 마련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함께 모여 뚝딱뚝딱 일만 벌이면 될 ‘터’이다. “뭘 하면 좋을까?”광나루매장에 이렇게 즐거운 고민만 남았다고 부러움의 눈빛을 담아 널리널리 알려드리는 바이다.
광나루매장 ☎455-0500

채나연 홍보위원

매장 이야기/ 반포매장

 

사람 사는 냄새가 솔솔 나는 곳

 

 

반포매장이 문을 연지 어느덧 1년 6개월이 지났다. 새내기 냄새가 가신 매장에선 어느새 마을 사람들의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솔솔 풍겨온다. 조합원과 활동가들이 어우러져 행복한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반포매장을 찾았다.

 

“솔직히 처음 매장 발령을 받고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데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조합원 한 분이 장바구니를 가져오지 않은 분들을 위해 쇼핑봉투를 한 아름 가져 오셨어요. 그리고 그걸 사용하신 조합원이 다시 다른 분을 위해 쇼핑봉투를 가져오시면서 우리 매장엔 임시 장바구니가 떨어질 틈이 없어요. 어떤 조합원은 쇼핑봉투 꾸러미를 꽃바구니처럼 만들어 오신 적도 있지요. 이렇게 마음 따뜻한 분들이 많이 계시니 저희 활동가들도 더욱 성심성의껏 조합원들을 대하게 되었어요.”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다고, 특히 한살림 가족들의 마음 씀씀이는 더욱 그러하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며 안금화 팀장이 환하게 웃었다.

 

그래서였을까? 매장활동가들도 자신이 가진 재능을 조합원을 위해 아낌없이 풀어놓았다. 일부러 그렇게 뽑은 것도 아닌데 반포매장 활동가는 하나같이 재주꾼들이었다. 비즈 강사 자격증이 있는 분, 퀼트와 풍선 아트를 하는 분, 아름다운 가게 헌책방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책읽기 소모임을 하셨던 분도 계셨다. 이렇게 다양한 재능을 가진 활동가들이 매장에서 이색적인 모임을 열었다. 기존 요리 강좌 외에 머리핀 만들기, 젤리초 만들기 행사로 조합원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특히, 지난 4월에 열린 대학로 탐방 행사가 압권이었다. 대학로에 있는 아름다운 가게 헌책방을 둘러보고 책에 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는 행사로, 다시 한 번 진행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텃밭동아리모임도 반포매장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반포매장 뒤편에 공터처럼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 4월 28일 열린 벼룩시장도 이곳에서 열렸다. 조합원 자녀들도 많이 참가해서 교육적으로도 유익한 행사였다는 칭찬을 많이 받았다. 또한 수익금의 50%를 불우이웃돕기성금으로 기부했다. 주변 상인들도 좋은 행사라며 언제 다시 여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앞으로는 조합원들이 자율적으로 기획하고 참여하는 벼룩시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매장 일만으로도 힘들 텐데 이렇게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활동가들에게 고마울 따름이죠. 간단한 행사라도 준비 과정이 만만치 않거든요. 행사를 끝내고 몸져누운 활동가도 있었어요. 이렇게 열정적인 활동가들과 함께 일하는 것만으로도 전 행복한 사람이에요.”

 

혹여 힘들다고 그만둔 활동가는 없을까 걱정했는데 모두 개장 때부터 함께 했던 활동가들이라고 한다. 얼마 전 있었던 지부체육대회에서도 1등을 했다며 운동도, 팀워크도 대단하다고 안금화 팀장의 활동가 자랑이 그칠 줄 몰랐다.

활동가들이 웃으며 신나게 일할 수 있고, 조합원들이 장을 보고 나설 때 더욱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 매장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는 팀장님과 활동가들의 포부를 듣고, 반포매장을 나섰다. 놀랍게도 나올 때 콧노래가 흥얼거릴 정도로 기분이 좋아졌다.

 

반포매장 ☎02-592-6100

홍유진 홍보위원